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꼼수 인플레이션에 소비자들 '뿔났다'

중량·함량 줄이고 묶음 가격 올려
눈속임 고도화…비용 부담 전가
기재부 "알권리 제고 방안 마련"

2023년 12월 06일(수) 18:47
6일 오후 광산구의 한 대형마트에서 고객들이 묶음 상품을 살펴보고 있다.
#자취생이라 온라인 쇼핑을 애용하는 김인우씨(28)는 최근 네이버쇼핑을 통해 떨어질 때마다 구비한 농심 신라면 컵라면을 담다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당연히 더 저렴할 것이라고 생각한 15개 묶음개당 가격이 721원으로 12개 묶음 가격인 707원보다 2% 가량 더 비쌌기 때문이다. 김씨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다른 품목도 비교해봤는데 즉석밥을 포함한 즉석식품 몇개 상품은 묶음 상품의 개별 가격이 낱개 상품보다 비쌌다”며 “묶음 상품이 더 저렴한 게 당연하다고 생각했는데 이젠 낱개 가격까지 일일히 계산해서 따져봐야 한다니 어이가 없다”고 토로했다.



#5인 가족이라 일주일에 두번은 장을 본다는 이모씨(57)는 요즘 자주 사먹던 간편식품 용량을 확인하는 버릇이 생겼다. 한 봉지에 5개였던 풀무원 핫도그 용량이 어느 순간 4개로 줄었다는 뉴스를 본 이후부터다. 이씨는 “핫도그 뿐만 아니라 만두, 과자, 김 등 여러 품목이 소비자들 몰래 양을 줄이고 있다는 사실이 충격적이었다”며 “가격은 계속해서 올리면서 양까지 줄이는 관련 업계의 꼼수가 불쾌해 관련 논란이 발생한 회사 제품은 사먹지 않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롯데칠성음료는 오렌지 주스 원액 가격이 오르자 델몬트 오렌지 주스의 과즙 함량을 대폭 줄였다. 이에 오렌지 100% 제품의 과즙 함량은 80%로 줄었다. 그러나 제품 하단 ‘오렌지 100%’라는 문구에 ‘오렌지과즙으로 환원 기준 80%’라는 문구가 추가되면서 소비자들 사이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오렌지 100%’라는 문구가 소비자들에게 혼돈을 줄 수 있어서다.



고물가 시대, 장바구니 물가 부담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노력하는 소비자들의 간절함을 이용하는 기업들의 ‘눈속임’이 고도화되고 있다. 가격을 올리는 대신 용량을 줄이는 ‘슈링크플레이션’과 주요 함량 성분을 줄이는 ‘스킴플레이션’, 묶음 상품을 더 비싸게 파는 ‘번들플레이션’ 등이 바로 그것이다.

특히 이와 같은 인플레이션은 가격은 인상되지 않은 것처럼 보이게 하는 ‘꼼수’를 통해 소비자들의 구매는 유지시키며 비용 부담은 전가해 더욱 더 큰 비판을 받고 있다.

실제 CJ제일제당은 이달부터 냉동 간편식품인 ‘숯불향 바베큐바’의 중량을 280g에서 230g으로 줄였다. 가격은 봉지당 5,600원으로 동일하나 g당 가격은 20원에서 24.3원으로 무려 21% 오른 것.

제너시스BBQ는 지난달부터 치킨 요리용 기름을 해바라기유를 섞어 만든 ‘BBQ 블렌딩 올리브오일’로 변경했으며, 햇반의 24개짜리 묶음 개당 가격은 1,017원이었으나 3개짜리 묶음의 개당 가격은 993원에 불과했다.

한편 이와 같은 식품업계의 꼼수가 심해지자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 가격은 유지한 채 제품 용량만 줄이는 가격 인상 행태는 소비자들로부터 신뢰를 얻지 못한다”며 “정부가 업계·소비자단체 등과 논의를 거쳐서 슈링크플레이션 규제 방안을 고민하고 있고 이번 달 내로 관련 방안을 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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