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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빈 자리에 간호사 투입…의료현장 혼란 가중

의사 업무 일부 수행 한시적 허용
불법 진료·의료사고 불안감 호소
처방·채혈·처치 등 업무 과중도
노조 “법적 보호 제도정비 필요”

2024년 02월 27일(화) 19:25
의대 증원 확대 방침에 반발해 전공의 이탈 등 집단행동이 벌어진지 8일째인 27일 광주 전남대병원 게시판에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의 의대증원, 공공의료 확대 등을 촉구하는 성명서가 붙어있다. /김태규 기자
의대 증원에 반발한 전공의들의 집단 이탈로 인해 진료보조(PA) 간호사들이 대체 인력으로 투입되면서 의료현장에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정부는 진료공백을 해소하기 위해 의사업무 일부를 간호사들이 수행할 수 있도록 한시적 허용했으나, 과중한 업무와 불가피한 불법 의료행위로 자칫 환자의 안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7일 지역 의료계 등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이날부터 ‘진료지원인력 시범사업’을 실시해 간호사의 업무 범위를 넓히기로 했다.

시범사업을 통해 간호사가 수행할 수 있는 업무의 범위는 의료기관의 장이 내부 위원회를 구성하거나 간호부서장과 협의해 결정할 수 있게 된다.

이에 따라 PA 간호사 등은 의사의 역할 일부를 대신할 수 있게 된다.

정부가 전공의들의 집단행동을 이유로 한시적이나마 PA 간호사를 법의 테두리 안에 넣는 셈이다.

의료현장을 떠난 전공의들의 빈 자리를 대신하게 되자 간호사들은 업무 과중과 불법 진료 불안감 등을 호소하고 있다.

지역 대학병원 10년차 간호사 A씨는 “의사 업무를 해야 하는 PA 간호사들은 의료사고가 나진 않을지, 또 불법 진료를 했다고 처벌받지 않을지 불안해하고 있다”며 “시범사업이 병원 차원에서 아직 결정된 게 없기 때문에 법적 보호를 받을 수 있을 지 현장상황을 더 지켜봐야 할 듯 하다”고 토로했다.

또다른 PA간호사 B씨는 “전공의가 해야하는 처방과 채혈, 처치 등을 PA간호사가 하고 있고, 업무 또한 과중된 상황이다”고 호소했다.

이어 “병원별로 업무 범위를 어떻게 정하는지 파악 중이다”며 “불법 의료행위를 하는 데 대해 심리적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고 강조했다.

지난 22일 지역의 한 대학병원에서는 간호사들이 집단 이탈한 전공의들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의사들의 의료 업무에 투입됐다는 민원이 제기되기도 했다.

현행 의료법상 처방, 동맥혈 채혈, 심전도검사 등 의료 행위는 의사 면허가 있어야 할 수 있는데 인력 부족으로 간호사들을 해당 업무에 투입했다는 것이다.

현행법상 의료 행위는 의사만 할 수 있는데, 이 때문에 의료 행위를 대신하거나 보조하는 PA 간호사는 늘 ‘불법’이라는 시선을 받아왔다.

특히 일부 병원에서는 PA간호사가 절개, 봉합, 채혈, 처방 등 의료 행위가 암묵적으로 이어오고 있다.

이와 관련 보건의료노조 광주전남본부 관계자는 “의사들의 아이디를 건네받은 간호사가 의료 시스템에 로그인해 대리처방한 사례는 수년전부터 이뤄져왔다”며 “그동안 현장에서 일상적으로 있는 일인데, 전공의 집단 이탈로 수면 위에 떠오른 것 뿐이다”고 말했다.

아울러 “현장별로 상황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불법의료는 어떤 형태로든 발생하고 있다”며 “이번처럼 특별한 사례가 있어서가 아닌 피해 간호사가 보호받을 수 있도록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전남대병원은 본·분원 전공의 278명이 사직서를 제출했고, 본원에서 지난주 업무 개시 명령을 받은 전공의 119명 중 7명만 복귀했다.

조선대병원에서는 113명 전공의가 의료현장을 이탈한 가운데 7명만 복귀하고, 106명이 미복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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