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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기부 봉사점수 폐지에 고교생 급감…혈액부족 우려

<르포> 헌혈의 집 충장로센터가보니
센터, 1년새 헌혈자 4,500명 감소
대입 개편에 고등학생들 무관심
생애 첫 헌혈자 참여 유도에 총력
"의료 정상화시 혈액 수급 우려돼"

2024년 06월 13일(목) 19:33
13일 광주 충장로 헌혈의 집. 대입 헌혈 인정 축소 등으로 청소년 헌혈자들이 크게 줄어 들면서 침대 곳곳이 비어 있다. /김태규 기자
“갈수록 헌혈자가 줄어들어 걱정이네요. 1시간만 투자하면 수많은 사람의 생명을 살릴 수 있습니다.”

세계 헌혈자의 날(6월 14일)을 하루 앞둔 13일 오전 광주 동구 헌혈의 집 충장로센터.

입구에 들어서자 대기실에는 헌혈을 하기 위한 시민 1명만이 순번을 기다리고 있었다.

헌혈실 13개의 헌혈용 베드는 3개를 제외하고 텅 비어있었고, 1시간 정도의 시간이 흐른 뒤에야 시민 한두명이 헌혈을 하기 위해 센터를 방문했다.

이날 헌혈을 하러 온 이들은 대부분 평소 꾸준히 헌혈해온 다회 헌혈자들이었다.

센터에서도 헌혈자들을 늘리기 위해 오는 30일까지 추첨을 통해 싸이 콘서트 티켓을 증정하기로 했지만, 시민들의 발걸음은 좀처럼 이어지지 않았다.

지난 2010년부터 2주마다 헌혈을 해온 박동춘씨(49)는 “세계헌혈의 날을 하루 앞두고 333회라는 뜻깊은 숫자를 채워 행복하다”며 “헌혈은 보통 1시간 이내로 끝나는데 주변에 건강한 사람들조차 나서지 않아 아쉽다”고 말했다.

헌혈의 집 충장로센터 관계자는 헌혈자가 점점 줄어드는 이유로 대학 입시 개편에 따라 학교 밖에서 따로 진행한 헌혈은 생활기록부에 반영되지 않으면서 고등학생 헌혈자가 감소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충장로센터는 헌혈자가 2021년 2만 4,594명에서 2022년 2만 7,530명으로 증가했지만, 지난해 2만 2,987명으로 뚝 떨어졌다.

이날도 마찬가지로 오후 3시까지 센터에서 헌혈한 시민 44명 중 10대는 한 명도 없었다.

센터 관계자는 “대부분 방문자가 다회 헌혈자다. 고등학생들의 생애 첫 헌혈이 중요하지만 참여도가 높지 않아 안타깝다”며 “혈액량이 현재는 일시적으로 적정수준이지만 헌혈자는 꾸준히 감소하고 있어 의료파업이 끝나고 3차 병원들의 수술이 증가하면 혈액이 부족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대한적십자사 광주·전남혈액원에 따르면 최근 3년간(2021~2023년) 헌혈자 수는 56만 3,910명이다.

연도별로는 2021년 18만 5,298명, 2022년 18만 9,525명, 2023년 18만 9,087명으로 집계됐다. 이날 0시 기준 혈액형별 △A형 6.6일분 △B형 12.8일분 △O형 9.2일분 △AB형 9.2일분으로‘적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혈액원은 최근 의료계 파업으로 혈액의 사용이 줄어들어 적정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외래·수술이 다시 증가하면 주의 단계까지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일반적으로 총 5일분의 혈액량을 확보해야 안정적인 혈액 수급이 가능하며, 혈액의 보관 기간은 35일이다.

광주·전남혈액원 관계자는 “지역민의 지속적인 관심과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다양한 캠페인과 사은품 이벤트 등을 마련했다”며 “혈액량이 적정수준으로 유지되려면 지금보다 더 많은 헌혈자가 필요한 상황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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