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지 쌀값이 9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는 소식이다. 이에 정부가 쌀값 안정을 위해 시장격리에 나서고 있다지만 그 양이 적은데다 대책도 땜질식 처방에 가까워 그다지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쌀 주산지인 전남은 재고량마저 크게 늘어날 예정인데다 올해 벼 수확기, 창고 여석 부족으로 벼 수매에도 차질이 우려된다니 답답할 따름이다.

전남도 등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80kg 쌀 한 가마니 가격은 18만4,000여원 수준으로 지난해 수확기(10월) 21만원보다 2만6,000원이 하락했다. 쌀값은 지난해 10월 정점을 찍은 이후 11월 20만원선이 무너진데 이어 올해 6월 18만8,000여원으로 9개월 연속 내림세다. 특히 농산물은 수요·공급에 따라 가격이 형성되는데 쌀은 재고가 많기 때문에 이같은 가격 하락세가 언제 멈출지 의문이다. 실제 전남지역 쌀 재고물량은 17만9,000톤으로 지난해보다 89% 증가했고, 전국적으로도 64만톤이 쌓이는 등 전년 대비 64% 늘어났다니 걱정이 크다.

더욱 문제는 정부의 처방도 땜질에 가깝다는 점이다. 쌀값 하락이 지속되자 농식품부는 지난달 정부에서 5만톤을 추가 매입하고, 농협 중심의 판매촉진을 통해 총 15만톤 규모의 시장격리에 나섰지만 그 양이 너무 적어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라는 것이다. 더욱이 정부와 농협에 부담해야 하는 금융비용 때문에 RPC에서도 울며 겨자먹기로 저가로 방출하고 있는 실정인 터라 해답을 어디서 찾아야 될지 착잡하다.

정부는 지난해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거부하면서 쌀값 20만원을 보장하겠다고 약속했지만 20만원은 커녕 18만원대까지 떨어진 것이다. 무엇보다 8월 조생종 햅쌀 수확을 시작으로 벼 수확기가 3개월 앞으로 다가온 상황이어서 재고량을 소진하지 못할 경우, 벼 수매에까지 차질이 빚어질 우려가 크다. 따라서 쌀값 하락에 따른 농업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10만톤 이상 추가 격리, 전략작물직불제 등 벼 재배면적 감축을 위한 적정생산 정책 확대, 쌀 통계 품질 높이기 등이 필요하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