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서구가 마을 경로당 조성을 위해 매입했던 건축물의 불법 증축 등 위법 행위에 대해 미온적인 태도로 장기간 방치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건물 용도 변경을 위한 심의조차 하지 않는 데다 부적절한 행정 절차로 공유재산을 허술하게 관리하고 있어 미숙 행정이 도마 위에 올랐다.

6일 서구에 따르면 지난 2021년 6월 쌍촌동 주민들의 협소한 경로당 공간을 해소하기 위해 6억 5,000만원(특교금 5억원, 구비 1억 5,000만원)의 예산을 투입해 파랑새 원룸타운 경로당 건물을 매입했다.

서구는 건물을 매입했을 당시 공유재산심의회 심의를 통해 경로당 목적으로 용도 승인 허가를 받았으나 현재 해당 건물은 2층만을 제외하고 다른 용도로 사용 중이다.

1층은 천원국시(서구 노인일자리 사업), 3층 상무1동 새마을회, 4층 마을관리사무소 등 단체 사무실로 운영되고 있다.

해당 지역은 상무1 택지개발지구 지구단위계획에 의해 건물의 40%를 주택 용도로만 사용돼야 한다.

즉 현재 해당 건물 내 1층 식당과 3·4층 사무실 등은 위법의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현재 3층에 위치한 상무1동 새마을회는 지난 7월 개소했으며, 1층 천원국시는 같은 해 12월 문을 열었다.

또 지난 6월 4층에 마을관리사무소가 들어섰다.

옥상에는 건물 매입 당시부터 불법 증축물이 있었는데, 이곳에 들어선 단체들이 창고로 사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공유재산 관리 조례에 따라 행정재산으로서 그 목적 외에 사용하고 있는 재산의 용도변경을 위해서는 공유재산심의회의 심의를 받아야 한다.

특히 해당 건물을 매입할 당시 일상감사도 진행하지 않았고, 매년 실시하는 공유재산 실태조사에서도 위법 사실을 파악하지 못했다.

서구 일상감사 운영 규정에 의해 건축법상 대장가액이 5,000만원을 초과하는 공유재산 등 자산매입에 대한 계약은 일상감사를 실시해 사업 추진 주체의 목적성을 심사해야 하는 데도, 이를 누락해 인지하지 못한 것이다.

서구는 지난 6월 뒤늦게 김태진 서구의원의 구정 질의를 통해 해당 사실을 파악했고, 지난달 초 옥상에 설치된 불법 증축물 해체 철거를 위한 설계용역을 발주했다.

결국 허술한 행정으로 인해 주민들의 혈세가 불필요하게 투입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매년 실시하는 공유재산 실태조사에서도 이러한 내용을 확인하지 못해 행정의 난맥상이 여실히 드러났다.

지난 6월 개소한 금호2동 푸른마을원룸타운 등 전세권을 통해 취득한 9개의 공유재산에 대해서도 제대로된 심의를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서구는 원룸타운 등 9개의 건물이 ‘전세권’으로 취득해 공유재산 심의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 그동안 심의에서 제외시켰다.

그러나 전세로 취득한 건물도 공유재산 심의 대상인 것을 뒤늦게 확인했고, 지난달 16일 심의를 실시했다.

김태진 서구의원은 “공유재산 심의 당시와 매년 실태조사 등에서 충분히 발견할 수 있는 문제에 대해 인지하지 못한 것은 공유재산에 대한 허술한 관리체계를 보여주는 것이다”며 “공유재산과 관련해서 제대로 된 심의가 이뤄졌더라도 이후 체계적인 실태조사를 실시하는 등 재발 방지를 위한 체계적인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구 관계자는 “직원들이 잦은 인사로 인해 업무가 수시로 변경되고, 전문 지식이 부족해 파랑새 원룸타운 경로당 건물에 대한 위법 사항을 실태조사에서 발견하지 못했다”며 “용도에 맞지 않게 사용되고 있는 3층과 4층에 대해서는 원상복구를 통보했다”고 밝혔다.

        김진환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