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회 김대중 정신계승 글짓기대회 중등부 대상 김민재(경신중 2년)

섬소년 김대중의 꿈

2014년 12월 10일(수) 00:00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악의 편이다.”
대한민국 제15대 대통령, 김대중이 남긴 말. 아는 것보다 행동하는 것을 더 중요히 여겼던 그의 정신을 엿볼 수 있는 말이다.
일각에서는 북한의 편을 들었다면서 “빨갱이” 라며 그를 비하하는 말이 오가고 있지만 국민을 솔직히 대하고 소외된 자와 함께하였던 것은 분명 사실일 것이다.
그가 소중히 여기던 신념은 무엇이고, 그 안에서 현대인이 기억하고 계승해야 할 신념은 무엇인가? 21세기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이 간과하고 있던 것들을 김대중, 그의 신념 안에서 찾아본다.
그는 1926년 1월 6일 전라남도 신안에서 태어났다. 일본인이 운영하던 목포 상선에 취직하다 8·15 광복으로 일본인들이 떠나자 회사의 관리인으로 선임되었다. 1945년에는 독재 정권에 반발하여 민의원 선거에 출마했으나 여러 번 낙선을 했고, 보궐 선거에 출마하여 민주당 후보로 당선되었지만 5·16 군사정변으로 국회가 해체되어 의원 등록도 할 수 없었다. 그러나 그 후 국회의원에 연속 당선되었으며 여러 당의 대변인을 서며 정치인으로서의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혼란 속에 일어난 5·16 군사정변 후의 정권 아래에서 그는 온갖 고초를 겪었다. 그 중 하나가 김대중 납치 사건이다. 해외에서 호텔에 머물다가 누군가에게 습격을 당해 빈 호실에 감금되었고 오사카로 옮겨진 뒤 그를 납치한 일본 야쿠자들은 그를 바다에 빠뜨릴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들은 “바다에 상어가 많다”, “솜이불에 감싸서 던지면 떠오르지 않는다” 와 같은 대화를 나누었다고 한다. 하지만 이들을 쫓던 비행기가 있었고 그들을 태운 배와 비행기는 쫓고 쫓기기를 반복한 끝에 항구에 도착해 김대중은 구급차에 태워지고 잠이 들었다. 그리고 그는 사건 발생 129시간만에 자택에서 풀려났다. 후에, 이 사건의 당사자가 전부 사망하는 바람에 결국 사건의 진상은 영원히 미궁 속으로 빠지고 말았다.
하지만 이에 꺾이지 않고 군사 정권에 반발함으로서 민주화 운동을 전개하고 국가인권위원회를 설치하는 등 인권 신장에 앞장섰다. 또한 과학 기술을 혁신하여 IT강국을 실현했으며, 문화 산업을 크게 발전시켰다. 세계적으로는 한국의 인권 투사로 알려져 ‘한국의 넬슨 만델라’ 라는 별명을 얻기도 하였다. 결국 그는 네 차례의 도전 끝에 대통령에 당선되었고 평소 마음에 품고 있던 남북화해정책을 펼쳤다. 그 대표적인 것이 ‘햇볕 정책’이다. 그리고 인권과 민주주의를 실현하고 남북 화해 정책의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에 노벨 평화상을 수상했다.
대통령으로서의 업적만 이런 것이 아니다. 싸움의 승리가 아니라 용서와 화해를 그는 더 사랑했다. 자신을 핍박하였던 박정희의 기념 사업을 지원하고, ‘죄는 미워해도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자신의 철학을 실천하며 정적들이나 배신자들을 해치지 않았다.
이런 그의 생애에서도 볼 수 있듯이 그는 부패한 정치인들처럼 재산을 늘리고, 권력을 세습하는데 집중하지 않고 국가의 주인인 국민의 편에 서서 앞장섰다. 또한 앞서 말했듯이 남북 화해정책을 펼쳐 남북간의 비정치적 화해를 이끌어냈다. 북한에 물자를 공급해 주는 것에 그치지 않고 5,000명이 넘는 이산가족의 상봉을 도왔으며 정치적 반대파의 모함과 비하를 끝까지 참아내며 남북 화해 정책을 진행한 결과 남한과 북한을 전쟁의 공포로부터 잠시나마 벗어나게 하였다. 외국에서도 김대중 대통령 때에 남북한 관계가 가장 좋았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런 공로들에서 그는 그저 지지율을 높이려고 한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약자를 위하고 함께 하였다고 느낄 수 있다.
또한, 그의 공약들이 그저 뜬 구름 잡는 망상에 머물지 않고 현실화된 것을 보아 입으로만 “하겠습니다, 하겠습니다” 하고 부르짖지 않고 직접 발로 뛰는 사람이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현대인은 어떤가? 소외된 자와 함께하고, 아는 것을 행동으로 옮겼던 그와 현대인은 확실히 대조적이다. 자본주의 국가에서 경쟁이 심화되는 것이 어쩔 수 없는 일이긴 하지만, ‘나만 아니면 돼’ 라는 개인주의 심리와 남을 짓밟고 올라가는 것까지 정당화시키는 이기주의는 분명 잘못된 것이다.
물론, 앞서 말했듯이 자본주의 국가는 무한경쟁사회라 볼 수 있고 내가 앞서 가면 남이 뒤처지는 것이 필연이다. 문제는 그 사람들에게 자신이 짓밟은 만큼 베풀지 않는다는 것이다. 대기업들이 종종 비난받는 이유가 그것이다. 돈은 벌대로 벌면서, 지금도 추위에 떨며 힘겹게 살아가고 있을 사람들에게는 한 푼도 베풀지 않는다.
또한 그들은 항상 입으로만 행동한다. 아마 도덕 시험지를 주면 전부 다 백점을 맞을 것이다. 하지만 거기까지다. 알면서 행동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분명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내 일이 아니니까’ 라며 잘못된 것을 고치려 들지 않는다.
그래서 아직도 한국 사회는 제자리 걸음이다. 다들 자기 먹고 살기에 급급해서, 정작 사회를 발전시키지는 못하는 것이다. 아니, 먹고 살기까지가 아니다. 배불러 먹고도 충분히 남았으면서 그것을 낭비하기만 한다. 인간 사회의 법률을 가르치고도 행동하지 못한다면, 그것이 무슨 소용이 있는가.
우리는 무뎌진 것이다. 자신이 올라가는 것에만 신경쓰다가 그만 주변 사람들이 얼마나 쓸쓸한지, 얼마나 고통을 느끼고 있는지에는 무뎌진 것이다. 나 때문에 발을 헛디뎌 나락으로 떨어진 사람들을 그동안 많이 봐왔으니까, 내가 올라가려면 그들을 떨어뜨려야 하니까. 우리는 그렇게 무뎌지게 되었던 것이다.
점점 세상이 잿빛으로 변해가는 가운데, 김대중 대통령이 소중히 여겼던 ‘몸으로 행동하는 정신’과 ‘소외된 자와 함께 하는 것’, 즉 다른 이의 고통을 민감하게 느끼고 슬픔을 반으로 덜어주는 정신을 계승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우선 작은 것부터 실천해 보자. 무언가를 도와달라는 메시지가 오면 바쁘다고 거절하지 말고 선뜻 해주자. 주변 사람이 슬픈 일이 있을 땐 나 몰라라 넘기지 말고 진심으로 위로해 주자. 불량 학생들이 아이를 괴롭히는 것을 보면 가서 말리지는 못하더라도 신고라도 하자. 이런 작은 것들을 실천하는 것에서부터 세상이 바뀔 것이다.
김대중 대통령이 무조건 좋은 일만 했다고는 할 수 없다. 다른 관점에서 보기에는 이 글에 나열된 그의 업적들이 안 좋게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가 진정으로 국민을 위하였고, 벼랑 끝의 사람들과 함께하였다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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