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병원 ‘고무줄’ 진료비 대책없나

자율경쟁에 돈벌이 급급 반려인 부담 가중
의료 수가제 폐지 따라 과잉진료도 잇따라

2019년 04월 01일(월) 17:27
동물보호단체 대표가 반려동물 안락사 문제로 논란을 빚고 있는 가운데 지역동물병원의 진료 및 치료비에 대한 적정기준이 모호해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동물의료수가제 폐지 이후 병원마다 치료비 산정기준이 달라 소비자 부담은 커지고, 일부 병원은 과잉치료도 잇따라 불신까지 쌓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천차만별인 동물치료비 개선을 위해 ‘의료수가제 재도입’과 ‘공시제 도입’에 힘을 싣고 있다.

1일 광주지역 5개 구청 등에 따르면 관내 동물병원은 동구 7곳, 서구 23곳, 남구 16곳, 북구 26곳, 광산구 20곳 등 총 92곳이다. 전남은 200여곳이 성업 중이며, 애견인구가 갈수록 늘면서 2000년대 중·후반 우후죽순으로 급증했다.

최근엔 애완동물에 대한 각종 TV프로그램까지 인기몰이를 하면서 반려견과 반려묘 수요로 이어져 동물병원 및 반려동물에 대한 다양한 콘텐츠가 주가를 올리고 있다.

하지만 반려동물 수요에 비해 동물병원의 수술 및 치료비에 대한 적정기준이 모호해 혼란이 가중되는 모습이다. 치료비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어 병원마다 비용이 10만~20만원 차이를 보이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실제 광주지역 동물병원에서 수캐의 중성화 수술비용은 병원별로 보통 10만∼20만원 선까지 차이를 보이고, 암캐의 수술비용도 적게는 20만원, 많게는 55만원 선으로 확인됐다.

지난 3월 애완견 중성화 수술을 시킨 고 모씨(39)는 “동물병원마다 다소 금액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건 알았지만 이 정도로 가격차이가 날 줄은 몰랐다”며 “수술 전 병원 2군데 정도 연락을 한 뒤 저렴한 동물병원에서 수술을 시켰다”고 말했다.

동물병원들의 투명하지 않은 치료비는 1999년 ‘동물의료수가제’ 폐지가 주요 원인이다. 당시 정부는 동물병원들의 담합을 막고 자율경쟁을 통해 치료비 하향을 목적으로 해당정책을 추진했다.

하지만 동물의료수가제 폐지는 결국 동물병원들의 과도한 경쟁으로 이어지면서 과잉진료 및 수익창출에만 집중하는 구조로 변질돼 반려인들의 부담만 가중시킨 꼴이 돼 버렸다.

애견숍 한 관계자는 “동물병원 진료비 정책이 가격경쟁을 통해 진료비를 낮추는 것이 아니라, 그 반대로 경쟁적으로 진료비를 올리고 있어 혼란만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동물 애호가들 사이에선 이런 폐해를 막기 위해 동물의료수가제 재도입을 주장하고 있다.

동물병원 한 관계자는 “동물의료수가가 정해져 있지 않아 진료비에 차이를 보이고, 각 동물병원마다 건물 임대료 및 의료기구 등도 달라 비용산출에서 이견을 보이고 있다”며 “각 병원에서 진료 및 치료비를 자율적으로 운영하고 있어 이런 폐단을 막기 위해 동물의료수가제 도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공시제도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공시제는 말 그대로 전국의 동물병원 수가를 공개해 공시하는 것을 뜻한다.

시민단체 한 관계자는 “공시제를 통해 경쟁적 시장질서는 보장하면서 동시에 투명한 정보공개, 반려인의 알권리 확보가 가능하다”며 “기본적인 진료에 대해서 공시제가 도입된다면 반려인 입장에서도 보다 현명한 소비가 가능할 것이다”고 설명했다.

/고광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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