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초대석-이학수 미력옹기 대표

“보성에 옹기대학 만드는 게 꿈”
“9대 300년 이어온 DNA로 만든 옹기”
“지자체나 국가의 뒷받침 꼭 있었으면 ”

2019년 07월 11일(목) 16:27
[전남매일=동부취재본부] 우성진 기자= 보성 땅에서 나는 흙으로 빚었다. 그것에 선대 할아버지들과 아버지의 혼이 대대로 이어져 서려있다. DNA가 오롯이 담겼다. 질그릇, 오지그릇, 옹기를 내려놓을 수 없는 이유다.
지난 10일 보성 미력면 미력옹기에서 이학수 옹기장을 만나 우리 전통문화의 결정 체 중 하나인 옹기에 대해 물었다. 옹기장으로서 생업을 유지하는 데 만만치 않은 상황임을 에둘러 말했고 이에 따른 관심과 각별한 애정을 당부했다.
다음은 이학수 옹기장과의 일문일답.
- 선친인 이옥동 옹과 형제인 이래원 작은 아버지 모두 옹기장이었다. 9대째 300년을 옹기로 이어 왔다.
▶ 두 분은 대한민국 중요무형문화재 제96호 옹기장이셨다. 형제가 같은 분야에서 무형문화재로 지정받은 것은 두 분이 유일한 것으로 알고 있다. 처음 그릇을 빚는다고 했을 때 선친의 반대가 있었지만 이제는 꿋꿋이 가업이자 DNA를 잇고 있다. 나는 2013년 전남무형문화재 제37호 옹기장으로 지정됐다.
- 미력옹기 작업 공간에 수강생이 물레를 돌리고 있다.
▶ 옹기학교를 만든 지 꽤 시간이 흘렀다. 여전히 스스로 찾아오는 수강생들을 대상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1년 4기로 나눠 보통 대학에서 하는 것처럼 16주를 쉼 없이 진행한다. 1기로만 옹기에 대해 알거나 빚는 것이 쉬운 게 아니어서 2차례 이상 많게는 5차례나 옹기학교를 수강하는 경우도 있다.
- 옹기를 이해하기 쉽게 설명한다면.
▶ 옹기는 숨 쉬는 그릇이다. 정화를 시키는 그릇이다. 그리고 방부의 기능을 갖고 있다. 우리 사람하고 같다. 사람도 살아있으니 숨 쉬고, 뭘 먹어도 깨끗하게 정화하는, 살아있기 때문에 썩지 않는, 옹기가 바로 사람과 같다는 것에 놀란다.
세계에서 음식을 담는 그릇 가운데 옹기를 따라 올 수 있는 게 없다.
그렇게 좋은 그릇임에도 불구하고 요즘 일상에서 잘 안 쓰는 이유는 상대적으로 무겁고 충격에 약하기 때문이라고 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전할 만한 가치가 있다.
- 요즘 젊은 사람들에게 옹기는 다소 생소하다.
▶ 젊은이들이 잘 모른다는 것은 1차적으로 우리 교육에 문제가 있다. 전통문화, 특히 옹기와 같이 삶과 생활이 함께 이어져 내려오는 분야에 대한 교육이 어려서부터 이뤄지지 않고 있다. 자연스럽게 교육이 이뤄져야 하는 데 그렇지 못해 안타깝다.
- 지방자치단체나 국가, 문화관련 관계 부처의 관심이 없는 것 같다. 가장 힘든 점은 무엇인가.
▶ 가장 힘든 점은 역시 호구의 문제다. 옹기를 구워 생활이 돼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 지금의 옹기는 생활필수품이 아니라 기호품이다 보니 사람들의 주머니 사정 여하에 따라 영향을 받는다. 옹기를 배워도 장래가 보장되지 않으니, 그게 가장 큰 걱정이다.
우리 민족만이 가지고 있는 전통문화가 끊이지 않는 구조를 위해서는 지자체나 정부의 행정적인 뒷받침과 지원이 있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 꿈 얘기를 해 달라.
▶ 선생님과 옹기장이 되는 것이었다. 모두 이뤘다. 수강생들을 가르치고 대한민국 최고의 옹기를 구울 줄 아니 꿈을 이뤘다고 본다.
옹기장으로서 못다 한 꿈은 이 곳, 보성에 옹기대학을 만드는 것이다.
그리고 전남의 문화재이기 때문에 문화계 지원사업의 하나로 옹기전수관이 하나가 있었으면 좋겠다. 앞선 윗대 어르신들이 만들어 보관해둔 옹기를 전시할 수 있는 그런 곳이 꼭 지어졌으면 하는 마음이다.
#2019071101000456900013251#
이 기사는 전남매일[jndn.com] 홈페이지(http://www.jndn.com)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

문의 메일 : jsnews0080@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