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 현장 극한의 공포를 담다

방글라데시 테러 사건서 영감
사회 정의·공정함에 대해 물어

2019년 10월 09일(수) 16:35
지난 7일 영화의 전당 소극장에서 ‘새터데이 에프터눈’이 상영됐다. 사진은 모스토파 사르와르 파루키 감독이 감독과의 대화를 나누고 있는 장면.
부산국제영화제를 가다<2> 모스토파 사르와르 파루키 감독‘새터데이 에프터눈’

‘새터데이 에프터눈’ 한 장면.
[ 전남매일=부산 ] 이보람 기자 = 2016년 방글라데시의 한 식당에서 테러리스트가 습격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테러리스트들은 외국인을 포함한 30명의 인질을 붙잡아 두고 경찰과 대치를 이뤘지만 끝내 사망한다.

모스토파 사르와르 파루키 감독은 이 사건을 토대로 자신의 7번째 장편영화 ‘새터데이 에프터눈’을 제작했다. 그는 지난 2009년과 2013년에 이어 이번이 세번째 부산국제영화제 참여다. 그간 코미디와 멜로 영화 위주로 찍었던 그는 이번에 첫 스릴러 장르에 도전했다.

감독은 “실화를 바탕으로 하지만 실화를 그대로 실현하고자 표출하고 싶지 않았다”며 “단지 이 사건에서 이번 영화의 영감을 얻었을 뿐”이라고 제작 배경을 설명했다.

지난 7일 오전 10시 영화의 전당 소극장에서 상영된 이 영화는 편집 없이 원 컷으로 촬영·편집했다. 한 장소에서 수많은 캐릭터들을 보여주며 이번 작품 역시 사회적 정의와 공정함이 무엇인지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 마치 한 편의 뮤지컬과 같은 무대구성과 배우들의 연기로 완성도를 높였다.

영화는 총소리가 울려 퍼지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평온한 주말 오후, 식당을 방문한 손님들은 외국인과 방글라데시 사람으로 나뉘어 각각의 방에 갇힌다. 외국인들은 그 자리에서 총살을 당하고, 방글라데시 사람 역시 이슬람의 교리를 따르고 있는지를 심판 당한다.

이들은 그 과정에서 테러리스트에게 반항을 하거나 대답을 제대로 하지 못할 경우, 무슬림(이슬람의 교리를 따르는 사람)일지라도 죽임을 당하고 만다.

대학생과 26세의 미혼 여성, 그리고 그 여성의 약혼남, 아들과 아버지, 벙어리, 테러리스트의 어린 시절 친구의 아버지 등 인질들마다의 스토리도 다양하다.

총성이 오가고 피투성이의 시체가 널브러진 상황에서도 테러리스트의 어린 시절을 지켜본 한 인질은 그가 제대로 크지 못했음에 기성세대를 대표해 미안함을 표현하기도 한다.

긴장감이 맴도는 와중, 2층에서 어린 아이가 발견되고 그 아이의 아버지는 아들을 살리기 위해 자신이 희생양이 된다. 테러리스트들이 증오한 인도 사람이 바로 자신이라고 밝힌 것. 아버지의 희생으로 남은 인질들은 모두 풀려나고, 그는 끝내 죽음을 맞이한다. 뉴스에서는 진짜 인도 사람의 생존자 인터뷰가 흘러나오고 대신 죽음을 맞이한 아버지는 자신의 행동이 진정한 이슬람의 정신이라며 생을 마감한다.

영화는 한 장소에서 모든 촬영을 마쳤기에 다소 같은 장면이 반복되는 느낌이다. 그러나 그 안에서 각 캐릭터들을 조명하고, 관객이 지루함을 느낄 때 즈음 새로운 자극을 통해 한 순간도 긴장감을 늦추지 않는다.

이러한 연출이 가능한 이유는 장소를 구분해 사용했기 때문인데, 3가지 파트로 나눠 카메라 배분을 구성하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의 상황을 관객이 상상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모든 장면이 단 한 컷으로 촬영됐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정교하다. 감독은 컷의 전환을 통해 관객들이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는 있겠지만 그것보단 테러 현장의 공기를 느꼈으면 했다”고 전했다.
이보람 기자         이보람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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