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슬기롭게 이겨내자

김운형 전남도 자연재난과장

2021년 08월 01일(일) 18:18
김운형 전남도 자연재난과장
예년에 비해 짧지만 굵었던 장마가 끝나자마자 폭염이 찾아왔다.

필자가 어렸을때만해도 기껏해야 30℃ 안팎을 오르내리던 더위가 요즘은 35℃를 넘나드는 더위로 바뀐지 오래다.

우리는 걸핏하면 지구온난화에 의한 기후 변화를 핑계대지만 어찌보면 예측 불가능해지는 요즘 날씨는 우리 탓일지도 모른다.

도시는 유리로 둘러쌓인 고층 빌딩과 물 한방울 스며들 수 없는 불투수층으로 도심의 열섬효과를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

옛날에는 자연과 더불어 살아갔다면 지금은 자연과 싸워이기려 한다. 이기려는 마음은 경쟁심이며, 경쟁심은 이기주의과 우월주의로 발전한다. 이로인해, 여름철에는 자연스럽게 옆 사람의 시선따위는 아랑곳하지 않는 노출이 심해지기 마련이다.

짜증과 분노도 점점 쌓이고 사소한 시비에도 이성을 잃고 폭력을 휘두르게 된다. 통계청 범죄발생에 대한 국내통계를 보면 성폭력, 폭행, 상해 등 강력범죄는 1년 중 발생건수의 50%가 5월에서 9월 사이에 발생했다. 여러 가지 요인이 복합되었겠지만, 여름철 범죄발생률이 다른 달에 비해 3~5%p가량 높다는 것은 덥고 습한 날씨 즉, 폭염의 영향력이 크게 작용했다는 방증이다.

폭염이 부르는 것이 어디 범죄뿐이겠는가? 피해 또한 막대하다. 인명피해로는 온열질환 감시를 시작한 2011년 이후 폭염이 가장 극심했던 2018년에 우리 도에서 온열질환자 322명이 발생하고, 그 중 4명이 사망했다. 사망자의 연령은 60~80대로 대부분 고령자였고, 산과 논·밭에서 사고를 당했다. 전국적으로 폭염으로 인한 인명피해의 40%가 실외작업장과 산, 논·밭, 비닐하우스에서 발생한다는 점은 이미 고령화사회에 접어든 우리 도에서 더욱 관심을 가져야 할 부분이다.

그 해 가축과 농작물 피해도 적지 않았다. 닭·소·돼지 등 가축 97만1,000여 마리, 양식장 어류 5410만 여 마리가 폐사해 497억 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하고 4,204ha에서 농작물 피해를 입었다.

올해 7월 29일 기준으로 벌써 도내 온열질환자가 59명 발생했으며, 가축 2만 1,370마리가 폐사하는 등 앞으로 다가올 폭염에 더욱 주의하라는 경고처럼 보인다.

도민의 재산도 중요하겠지만, 사람의 생명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

전남도는 폭염피해 최소화를 위해 22개 시군과 폭염특보에 따라 비상근무 체계를 가동하고 폭염대책비 113억원을 지원했다. 독거노인, 거동불편자 등 취약계층 17만 3,000여 명에게는 매일 안부전화를 하고, 전화가 연결되지 않을 경우 직접 방문해 집중 관리를 실시하고 있다.

또 총 7,578개소 실내 무더위쉼터 중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한 임시폐쇄 477개소를 제외한 7,101개 무더위쉼터에는 방역지침을 철저히 준수하면서 시원하게 머물다 갈 수 있도록 냉방비 21억 원을 지원한다.

정부에서 지급한 특별교부세 6억 6,000만 원을 활용해 22개 시군 주요지점에 그늘막을 설치하고, 생수, 얼음팩 등 폭염피해 예방물품을 도민께 나누어드리고 있다.

아울러, 코로나19 예방접종센터와 임시선별검사소만을 대상으로 하는 특교세 1억 7,200만 원은 접종대기자 폭염 예방을 위한 부채, 모자, 선풍기 등 구입에 활용하고 있다.

농축산업과 어업 등 재산피해를 막기위해 관정사업, 축산물 고온 스트레스완화제 투여, 양식시설개선과 김 육상냉동망 시설설비 등 3개분야 12억 3,000만 원도 지원하고 있다.

또한, 열섬현상 완화, 미세먼지 저감 등 항구적인 폭염예방을 위해 도내 74개소 도시숲을 조성하고, 나주혁신도시 일원에 40ha 규모 도시바람길숲 조성에도 26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코로나19가 더욱 기승을 부리는 이때, 꼭 실내 에어컨 아래에서만 더위를 식히라고는 할 수 없다. 옛 선조들은 한옥의 긴 처마 밑 그늘에서 휴식을 취하고, 부채로 햇볕을 가리고, 대나무 왕골로 만든 죽부인을 끼고 목침을 이용했다.

21세기에도 더위를 극복하는 방법은 크게 달라지진 않았다. 폭염특보가 발효된 지역에서는 ▲직사광선을 차단할 수 있도록 창이 긴 모자, 부채, 양산을 활용하고 ▲술이나 카페인이 들어간 음료보다 물을 많이 마시고 ▲가장 더운 오후 2시부터 오후 5시까지는 야외활동과 작업 등 실외활동을 자제하며 ▲온열질환 증세가 있으면 근처 무더위쉼터와 같이 시원한 장소에서 휴식을 취하는 등 폭염예방 국민행동요령을 꼭 지켜주기 바란다.

올들어 최초로 특보가 발효된지 벌써 21일째 폭염이 이어지고 있다. 각자가 슬기롭게 더위를 이겨나가는 지혜가 필요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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