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때 겨우 시간 내 왔는데"…주민 불편 '여전'

공무원 점심 휴무제 시행 한달
서구청 민원인 하루 10여명 발길 돌려
인감.여권 등 대면 필요 민원 처리 못해
무인발급기 확충·홍보지속 등 노력해야

2021년 08월 01일(일) 18:30
지난달 30일 낮 12시10분께 광주 서구청 민원실 내부에서 한 민원인이 서류를 작성하며 업무 재개를 기다리고 있다. /오선우 기자
[전남매일=오선우 기자]“인감증명이 급해 점심시간에 겨우 나왔는데 공무원들 식사시간이라 발급도 안 되고 난감하네요.”

공무원 점심시간 휴무제 시행 한 달을 맞았지만 여전히 불편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높다. 점심시간 대기석에 앉아있는 민원인들의 모습에 공무원들 역시 편하게 밥을 먹지는 못하는 실정이다.

지난달 30일 오전 찾은 서구청 민원실.

오전 11시 30분을 넘어서자 평상시보다 더 많은 사람이 오가며 한껏 분주해졌다.

급한 마음에 민원서류를 휘갈기듯 작성하는 이들부터 1층 로비를 가로지르며 민원실 건너편에 있는 은행 창구로 달려가는 이들까지 시간에 쫓기는 모습이었다. 정오가 되자 민원인이 없는 창구부터 소등됐다. 낮 12시10분이 넘어서야 상담이 모두 끝나고 전체 소등된 뒤 민원실 문이 닫혔다.

정오가 지나 민원을 해결한 40대 주부 김모씨는 “아직 상담 중인데 옆칸 불이 꺼지고 공무원들이 배달을 시키니 괜히 초조해져 시계를 자꾸 쳐다보게 되고 민폐를 끼친 것 같은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직원들이 식사하기 위해 창구 안으로 들어간 뒤에도 민원인 2~3명은 여전히 안에서 서류를 작성하는 등 업무 재개를 기다렸다. 민원실 맞은편에 있는 교통과는 점심시간에도 문이 열린 채 민원인들이 수시로 드나들었다.

지난달 30일 낮 12시10분께 광주 서구청 교통과 창구에서 민원인들이 업무 재개를 기다리고 있다. /오선우 기자
대학생 이모씨(26·여)는 “당장 급한 일도 없고 나중에 다시 오기도 번거로워 1시까지 기다렸다가 민원을 보고 갈 생각이다”고 말했다.

공무원들도 마냥 편하지는 않은 모습이었다. 밥을 먹으면서도 민원인들의 오가는 모습에 눈길이 가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서구 민원실 관계자는 “점심시간이긴 하지만 대기석에 앉아 창구 쪽을 쳐다보며 기다리는 민원인들이 눈에 밟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최대한 빠르게 업무를 재개하기 위해 식사도 대부분 배달로 시켜 먹는다”고 말했다.

점심시간 민원인 응대를 위해 문밖에 무인민원발급기가 설치돼 있고 안내도우미가 대기하고 있었지만 부족한 점은 있었다. 인감증명과 여권발급을 비롯해 사회복지 관련 민원 등 대면 상담이 필요한 민원을 처리할 수 없어서다.

안내를 맡고 있는 공진주 행정인턴은 “점심시간에 보통 10여 명 정도의 민원인이 찾아왔다가 발길을 돌리곤 한다”면서 “교통과에는 안내도우미가 없어 공무원들이 식사하다 말고 민원인을 응대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서구에는 현재 구청을 비롯해 구청과 가까운 농성1동을 제외한 각 행정복지센터에 1대씩 무인민원발급기가 설치돼 있다. 서구는 앞으로 무인민원발급기 설치를 확대하고 구청을 찾는 주민들을 상대로 지속적인 홍보에 주력할 방침이다.

서구 관계자는 “아직 불편을 호소하는 민원이 제기되고는 있지만 시행 초기보다 상당수 줄어들었다”며 “공무원 처우 개선, 업무 효율 제고 등 긍정적 효과도 나타나는 만큼 점심시간 휴무제를 무사히 안착시켜 주민 불편을 해소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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