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민화뮤지엄’ 전국 최대 규모 민화 전문 박물관

서민뿐 아니라 왕실, 양반가도 소장한 민화
미래 방향성 제시에 발군‥창작민화 새 지평 열어

2021년 08월 19일(목) 17:06
‘한국민화뮤지엄’ 전국 최대 규모 민화 전문 박물관

서민뿐 아니라 왕실, 양반가도 소장한 민화
미래 방향성 제시에 발군‥창작민화 새 지평 열어

전남 강진군 청자촌에 위치한 한국민화뮤지엄(관장 오석환)은 우리나라 최대 규모 민화 전문 박물관이다. 강진군이 강원도 조선민화박물관과 지난 2012년 2월 민화전문박물관 건립 및 운영에 관한 업무 이행 협정(MOA)을 체결해 지은 우리나라 최대 규모 민화박물관이다. 상시 순환 전시로 한국 민화의 새로운 중심으로 발돋움하는 한국민화뮤지엄을 방문했다.

▲5천점 넘는 유물 간직한 민화계 보고

한국민화뮤지엄의 전시작 및 소장 유물은 전부 오석환 관장이 개인적으로 수집한 것들이다. 수준 높은 민화 전시와 지속성을 위해 약 5,000여 점의 작품들 중 250점을 조선민화박물관과 상시 순환 전시한다. 1층에는 상설전시장과 수장고, 체험장 등이 있다. 메인 전시공간인 상설전시장은 민화의 시대적 흐름을 관람할 수 있다. 다양한 뜻이 내포돼 있는 민화의 특징상 관람객들은 따로 신청하지 않아도 전문 해설가와 함께 전시관을 둘러볼 수 있다. 실생활에서 사용 가능한 부채, 장식품 등 민화리빙아트체험을 개별 또는 단체로 즐길 수 있다.
2층은 기획전시장을 비롯해 특별전시장, 그리고 가장 인기인 춘화방 등으로 구성됐다. 기획전시장에는 한국민화뮤지엄 측이 선별한 기성작가의 신작과 과거 작품들이 주로 공개된다. 특별전시장에는 신인 작가들의 작품을 주로 만나볼 수 있다.춘화방은 만 19세이상 출입 가능한 비밀스러운 곳이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중국, 일본 등 각 나라별 성문화를 엿볼 수 있는 춘화도가 전시돼 있다. 관람객은 97% 이상 유료관람객이다. 지난 2015년 5월 개관한 이후 누적 관람객 20만명을 돌파하며 지역 브랜드 박물관으로 자리매김했다.

▲서민뿐 아니라 왕실, 양반가도 소장한 민화

구운몽도
민화는 선조들의 생활공간 곳곳에 배치 돼 즐기던 그림이다. 자칫 떠돌이 환쟁이의 그림이기에 일반 서민들만 즐겼다고 오해하지만, 왕실에서 새해를 송축하고 재앙을 막기 위하여 그린 그림인 세화가 민간까지 확대 됐다고 보는 것이 정확하다.
낙관이나 직인 없이 작자미상인 그림이 대부분인 이유는 의뢰를 받아 만들었으니 소장하는 이의 재산으로 분류됐기 때문이라는 게 한국뮤지엄 측의 설명이다.
주로 상류층에서 즐겼던 그림은 금, 고급 염료 등을 사용해 화려하게 그려졌다. 김만중의 국문소설 ‘구운몽’을 여덟 폭 병풍에 담은 <구운몽도>, 고종이 나라를 되찾으려는 염원을 담아 그리라 명했던 <삼국지연의> 등을 살펴보면 강렬한 색채와 민간에서는 사용할 수 없었던 금테가 인상적이다. 낙죽처럼 인두를 사용해 <낙화>도 민화가들의 수준급 실력을 엿볼 수 있다.
민간에서 즐겼던 그림은 집 안팎을 단장하기 위한 그림이나 일상생활과 직결된 경사스러운 일을 맞이하길 바라는 소망 형태의 그림이 나타난다.
소재로 사용된 꽃과 새, 물고기 등은 장수·금실·출세 등을 상징한다. 그중 모란은 부귀영화를 상징하고, 한쌍으로 그려진 동물들은 부부금실이나 다산을 기원한다.한국뮤지엄이 소유한 민화 중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호랑이와 까치가 함께 담긴 <작호도>, 물고기가 그려진 <어변성룡도> 등이 있다. 까치는 좋은 소식을 상징하며 호랑이는 삿된 일을 막아준다는 벽사의 의미고, 물고기는 선비가 과거에 급제하기 위하여 모든 어려움을 참고 학업에 정진하는 모습을 은유적으로 담고 있는 그림이다. 특히 어변성룡도는 과거를 앞둔 이에게 합격과 출세를 기원하며 선물로 주고받았다.

▲‘민화’ 명칭 의미 오류‥새로운 정립 필요

이처럼 민화는 부적처럼 효력을 발휘하지는 않으나 가까이 두고 보던 그림 속에 바라던 것들을 담은 선조들의 지혜가 묻어난다. 임금과 사대부를 비롯한 모든 계층이 문화생활을 두루 즐겼다는 점에서 마냥 민예로만 치부할 수도, 대중예술로만 한정 지을 수도 없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백성 민(民)을 사용하는 민화 명칭을 변경해야한다는 주장을 펼치기도 한다. 명칭을 붙인 사람은 일본의 민예연구가이자 미술평론가인 야나기 무네요시다. 한국민화뮤지엄 측은 “학술적인 관점이나 출토 및 소장 중인 그림을 토대로 살펴보면 야나기가 붙인 명칭이나 뜻은 오류가 있다”고 말한다. 함현국 기획홍보실장은 “학계나 전문가들 중 민화 명칭과 정의, 분류 등에 다양한 의견들이 있다”며 “포크페인팅(Folk painting)을 뜻하는 민(民)화가 아닌 민화(Minhwa)로 새로운 장르로서 개척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고 전했다.

▲창작민화 교육‥새로운 발전 방향 제시

트럼프 미 전 대통령과 멜라니아 여사의 초청으로 미국을 방문 중인 김정숙 여사가 워싱턴 DC 소재 키(Key)초등학교를 찾아 민화수업에 참여하고 있다.
한국민화뮤지엄에서는 전시 외 다양한 방면으로 민화의 발전과 세계화에 앞장서고 있는데, 신인작가를 발굴하는 ‘대한민국 민화대전’이 대표적이다. 이 공모전에는 매년 2천여점의 작품들이 모일 정도로 규모가 크다. 공모전 수상자들은 민수회에 가입 돼 활발한 활동을 기대할 수 있다. 작가들을 대상으로 기획전을 열기 전 교육을 하기도 한다. 여타 전시관의 단체전처럼 과거 작품들을 주제 모아 만드는 전시가 아니다. 기획자가 전시주제를 위해 작가에게 여러번의 교육을 새로 실시하는 식이다. 기획의도, 소주제인 초현실주의의 역사와 방법론, 현대민화에 초현실주의를 어떻게 접목할지 등에 관한 내용이다. 지난 2019년 <민화의 비상> 기획전에는 민수회 중 창작민화로 다시 한 번 심사를 거쳐 32명의 작가를 선정해 신규 작품을 발굴해냈다. 기획자와의 면밀한 논의를 통해 작품을 완성하고 평론을 받은 이 전시는 현대민화에서 부족한 전문 기획자와 평론의 콜라보까지 함께 구성된 기획전시로 앞으로의 현대민화 전시 발전에 있어 마중물이 됐다.
함 실장은 “민화에 대한 새로운 작품들을 끌어내기 위한 첫 시도”라며 현대민화 중 재현민화에서 창작민화로 그 중심추를 옮기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보통 민화의 경우 기존 유물을 되살린 ‘재현민화’로만 전승 돼 왔는데, 민화의 현대성을 고찰하고, 다양한 방법론을 녹여내기 위해 한국민화뮤지엄이 앞장 선 것이다. 그는 “현대민화의 판로개척을 통한 대중화와 더 나아가 세계화를 목표로 한다”며 체계적인 교육으로 작가들에게 완성도 높은 작품을 이끌어내야 하는 것이 한국뮤지엄의 숙명이라고 설명했다.
민슬기 기자         민슬기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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