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 정치적 수단 안된다
2022년 03월 15일(화) 19:09
지난 9일 실시된 제20대 대통령 선거에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당선되자 문화예술계는 또다시 ‘문화계 블랙리스트’가 등장하는 것이 아니냐며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가 제시한 문화공약에 블랙리스트 관련 정책이 제시돼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블랙리스트는 이명박, 박근혜 정부에서 정권에 비우호적인 문화·예술인을 탄압하기 위해 비밀리에 작성된 명단이다. 각 개인의 표현 자유를 국가가 나서 개입, 불이익을 줌으로써 다양한 문화풍토 조성을 방해했으며, 예술인들에게 주어진 자율적인 창조의 기회 또한 박탈했다. 이는 민주주의의 원칙을 정면으로 거스르는 명백한 반헌법 행위로, 당시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불러일으키며 많은 이들에게 충격을 줬다.

이번 대선은 그야말로 ‘갈라차기’와 ‘네거티브’의 연속이었다. 우리 편이 아니면, 동성이 아니면, 무조건 비난하고 매도하는 무조건적인 ‘혐오’는 이제 일상 곳곳에 녹아 있다. 타인의 입장을, 목소리를 듣고 이해하려는 노력은 이제 더 이상 기대할 수 없는 것일까. 선거운동 내내 성별 간 혐오를 조장한 국민의힘이 또다시 블랙리스트를 만들지 않을 것이라는 것은 그들의 행보를 보았을 때 그 누구도 확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물론 세계인이 참여하는 창작스토리 공모전 플랫폼 운영과 K-콘텐츠 청년 일자리 50만개 창출 등 대중문화 위주의 한류를 문화 전반으로 확대하고, 노벨문학상 수상을 위한 체계적 지원에도 앞장서겠다는 윤 당선인의 공약은 고무적이다.

이와 더불어 윤 당선인은 중요한 문화재를 보호하는 중점보호주의에서 벗어나 미래 문화유산의 발굴·관리를 통한 문화재 관리체계 전환에 나서겠다고 공언했으며, 전통문화유산의 디지털화 지원도 약속했다.

지난해 8월 예술인 권리보장법이 국회를 통과했지만, 블랙리스트 재발 방지를 위한 구체적인 제도나 가해자 처벌 등과 관련해서는 아직 부족한 것이 많다. 문화예술은 정치적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하나의 수단이 아니다. 윤 당선인은 이를 반드시 자각해야 할 것이다.

/오지현 문화체육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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