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큼한 매실 듬뿍, 희망 가득

이색카페 광양 매실꽃달아
‘틱’장애 가진 청년 사업가 노력 결실
발효 종자로 만든 그릭요거트 정성
가공제품·굿즈 개발까지 매실 넘쳐
사람 냄새나는 가게…영업 문의 필수

2022년 07월 07일(목) 16:04
그래놀라가 진열 돼 있다.
초여름은 매실의 계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5~6월 수확해 7월이 제철인 매실. 이런 매실의 최대 주산지는 광양이다. 전국 생산량의 23%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온난하고 풍부한 일조량 덕분이다.

특히 광양 매실은 다른 지역에 비해 구연산 함량이 높고 향이 진하며 선명한 초록색을 띤 청매실이다.

이런 명품 광양 매실을 활용해 다양한 디저트를 개발한 카페 ‘매실꽃달아’.

‘아버지가 운영 중인 매실 밭에서 수확한 매실로 무얼 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으로 시작했다.

번뜩이는 아이디어와 수많은 노력 끝에 싱그러운 매실이 디저트라는 결실을 맺었다.

바나나브륄레와 그릭요거트


◇‘틱’장애…자립하기 위한 결심

매실꽃달아는 지난 2019년 10월 사업장을 낸 후 2020년 7월 마침내 문을 열었다.

사업장 등록 후 가게 오픈까지 8개월간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메뉴 개발에 몰두했다.

여기서 우여곡절이 많았다.

매실꽃달아의 김은영 대표(37)는 ‘틱’장애가 있는 청년 사업가로 10살 때부터 장애가 생겼다.

성인이 되면서 취업을 해야겠다는 마음으로 매일 면접을 보러 다녔다고 한다.

김 대표는 1,000군데가 넘는 회사에서 면접을 봤지만, 사회의 부정적 시선에 번번이 취업에 실패했다.

더욱이 틱장애로 인해 많은 고난과 고통을 겪으며 살아왔지만, 대한민국에선 틱장애를 비장애인으로 분류해 정부 보조금과 각종 지원을 받을 방법은 없었다.

매달 나가는 병원비를 감당할 수 없었고, 다른 이들이 바라보는 관점은 그저 ‘장애인’이었기에 좌절하기 일쑤였다.

15년간의 ‘백수 생활’에 벌이가 없다 보니 쓰지 않고 생활하다가 사회 부적응자가 돼 버린 안타까운 시간도 있었다.
바나나브륄레와 그릭요거트

김 대표는 취직할 수 없는 현실을 인정하고 어려서부터 보고 자란 아버지의 매실을 이용해 할 수 있는 것을 찾았다.

그렇게 해서 생겨난 디저트 전문 카페 ‘매실꽃달아’.

매실꽃달아의 모든 디저트 메뉴는 김 대표가 매실을 보고 어렸을 시절부터 생각하고 있던 것 들을 담아냈다. 가게의 테이블은 매실 농장의 파레트에 다리를 붙여 만드는 등 업사이클링을 했다. 견학 등을 가면 유심히 보고 머릿속에 있는 나만의 레시피와 접목해 맛있는 디저트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이렇게 탄생한 매실꽃달아는 김 대표가 장애를 극복하고 사회를 향해 한 발 내디딘 큰 결심이 있기에 가능했다.

아버지농장에서 키운 매실


◇매실 가치 높이는 메뉴

매실은 광양지역 특산물이지만, 구연산 성분 때문에 신맛만 강해서 활용도가 떨어진다.

매실청, 매실 쨈에만 활용돼 매실의 가치는 빛을 발하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김 대표는 1차 산업에만 머물러 있는 상황을 타파하기 위해 레시피 개발에 온 신경을 쏟고 있다.
하와이안블루플럼

김 대표는 “매실이 건강한 음식으로 알려져 있는데, 그중 해독작용의 역할로 독소 배출을 해 피를 맑게 해 주고 그 걸로 인해 숙취 해소에도 도움이 되면서 배변 활동에도 큰 역할을 한다”며 “그 중 매실을 흔히 배탈 날 때만 먹는 것으로 잘 알려있어, 매실로만 승부가 나질 않을 것 같아 그릭요거트를 활용한 디저트 개발에 집중했다”고 밝혔다.

매실꽃달아의 그릭요거트는 우유에 타 가공품을 섞은 것이 아닌 발효 종자를 이용해 만든 천연 수제요거트다.

그릭요거트는 4일에 걸쳐 만드는데 하루는 배합, 하류는 발효를 거쳐 48시간동안 유청을 짜는 과정을 거쳐야 하기에 정성이 가득 담겼다. 이때문에 꾸덕꾸덕함과 진한 우유 향이 느껴진다.

아이스크림도 기본 베이스를 오랜 시행착오 끝에 가장 최적의 맛을 탄생시켰다.

김 대표는 “아이스크림 개발을 위해서 우유 300만 원어치를 버릴 정도로 몰두했다”며 “우유마다 맛이 다르고 요거트가 만들어지지 않는 것도 있어서 버리는 양도 어마어마했지만 그만큼 뿌듯한 결과물이 탄생해 기쁘다”고 웃음 지었다.

아이스크림은 스포이트에 새콤한 매실 시럽을 넣고 뿌려 먹을 수 있도록 색다른 재밋거리도 더해져 인기다.

그래놀라도 고소한 맛을 내고 설탕의 양을 줄이기 위해 율무, 검정콩, 귀리, 크랜베리만을 사용해 감칠맛을 증가시킨 것도 특징이다.

매실휘낭시에, 바나나 브륄레 등도 김 대표의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보는 재미까지 더해지면서 맛 또한 더욱 풍부해졌다.

광양 매실 수제 에이드 또한 4가지 맛을 개발했다. 매실이 90% 이상 들어가고 예쁜 색을 내기 위해 사과, 복숭아, 포도 등을 이용해 예쁜 색감까지 더했다.

이외에도 여러 가공제품과 굿즈개발까지 뭐하나 매실이 더해지지 않은 게 없다.

공들여 만든 제품인 만큼 맛과 향은 물론 여러 음식에도 활용 가능해서 선물로도 제격이다.

김 대표는 “원가 자체가 비싼 메뉴임에도 비싸게 받지 않는 이유는 사람냄새나는 가게로 만들고 싶고 사람과 어울리며 맛있는 음식을 만드는 게 목표이기 때문”이라며 “순수익이 얼마 되진 않아도 내 기쁨과 노력을 함께 나누고 싶고 앞으로 계절 메뉴로 홍시도 내놓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잘하는 것과 열심히 하는 것 좋아하는 것이 다른데 일하는 게 좋고 열심히는 할 수 있지만 잘하진 못한다”며 “몸 상태에 따라 매장 이용 시간이 매일 다르니 사전에 전화나 인스타그램 문의를 한 다음 방문해 주셨으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모든 이들에게 열심히 사는 것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해주고 희망을 주는 아름다운 가게 ‘매실꽃달아’.

당당한 대한민국 국민의 일원으로, 장애를 극복하고 열심히 살아가는 사회인으로 살아가는 김 대표가 멋지다. /이주연 기자
매실꽃달아 매장의 방명록
매실아이스크림
이 기사는 전남매일[jndn.com] 홈페이지(http://www.jndn.com)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

문의 메일 : jsnews0080@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