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정치도시서 산업도시로 전환해야"

■내달 퇴임 앞둔 김선민 광주테크노파크 원장
지자체 최대 규모 '인공지능 투자펀드' 조성
3년간 1,000억원 이상 국비사업 유치 성과
기아 공장 이전·미래차 소부장 단지 조성해야

2022년 10월 23일(일) 18:10
광주테크노파크 김선민 원장이 오는 11월 15일 자로 임기를 마친다.
김 원장은 재임기간 코로나19로 열악한 여건 속에서도 본인의 무기인 친화력과 섬세함으로 지역 산업의 중추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광주, 정치도시에서 산업도시로’를 슬로건으로 민주화의 중심에 있지만 타지역에 비해 산업화가 이뤄지지 않은 지역의 미래먹거리 발전을 위해 온 힘을 쏟았다.
인공지능 기업을 육성하기 위해 지자체 최대인 1,000억원 규모의 인공지능 펀드를 결성했고, 올해 말까지는 2,000억 원의 국비 사업을 유치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선민 원장을 만나 퇴임 소회와 그동안의 성과, 광주시와 광주TP의 향후 발전방향 등을 들어봤다. <편집자 주>

- 2년 8개월동안 제9대 광주테크노파크 원장을 지낸 소회는.

▲지난 날을 돌아보면 지역 산업과 기업 육성의 중추 기관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가지고 일을 한 것 같다. 그러나 지역 기업들과 현장에서 만나 소통하려고 노력했는데, 취임 당시 코로나19가 계속해서 확산되고 있는 시기라 그러지 못한 점이 아쉽다.



- 28년차 공직자에서 광주테크노파크 원장이 되기까지 스토리와 도전 배경이 궁금하다.

▲지난 1990년 제34회 행정고시를 합격한 이후 산업통산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 국무조정실 등 28년 동안 다양한 분야에서 공직생활을 하며, 우리나라 실물경제 발전을 위해 노력해왔다. 그동안의 노하우와 전문성을 가지고 나의 고향인 광주를 위해 더 활용하고 싶었고, 그 뜻을 펼칠 수 있는 곳이 지역 거점기관인 광주테크노파크라고 생각했다.



- 역점 추진한 사업이나 기억에 남는 성과가 있다면.

▲많은 일들이 기억에 남지만 가장 첫번째는 인공지능 투자펀드 조성·운영이다. 광주TP는 인공지능 기업을 육성하기 위해 광주시와 협력해 총 1,098억원 규모로 인공지능 1차 펀드를 결성했다. 이 사업은 시드머니 100억 원을 기반으로 진행했는데, 이는 지차체 중 최대 규모다. 현재까지 직접투자 816억원, 연계투자 3,040억원으로 총 3,856억원이 투자됐고, 연말까지 총 5,000억원 이상 투자될 전망이다. 추가로 연말까지 총 1,200억원 규모의 2차 펀드도 조성할 계획이다.

두 번째는 3년간 1,000억 원 이상의 국비사업 유치에 성공한 것이다. 2020년 1,323억원, 2021년 1,895억원, 22년 9월 기준 1,257억원의 국비사업을 유치했고, 연말까지 역대 최대 규모인 2,000억원의 국비사업을 유치할 것으로 전망된다. 취임 전 과거 5년간 평균 약 417억 원 수준에 비하면 괄목할 만한 성과라고 생각한다.

세 번째는 광주 미래 먹거리 발굴이다. 광주 산업발전을 위한 대규모 프로젝트로 미래 모빌리티 선도도시 구축, 첨단의료복합단지 조성을 새정부 국정과제로 제안해 채택됐다.



- AI펀드에 공을 들였다. 그 이유와 성과는.

▲광주가 글로벌 선도 도시가 될 수 있는 돌파구가 4차 산업혁명이고, 그 핵심이 인공지능이라고 판단했다. 이제 어떤 산업도, 사업도, 서비스도 인공지능과 결합하지 않으면 경쟁력을 가질 수 없는 시대가 됐다. 인공지능 중심도시 광주로 자리매김 하는 과정에서 AI 산업의 전방위 확산을 위한 역점사업으로 AI 투자펀드 조성은 필수불가결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이를 통해 AI 제품·서비스·아이디어를 보유한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해 육성하고 AI 제품의 사용화 촉진에 기여하고 있다.

AI 1차 펀드 성과를 바탕으로 2차 펀드 조성 등 광주 지역 공약인 5,000억 펀드 조성에도 보탬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마무리 못한 사업 등 아쉬운 점이 있다면 밝혀달라.

▲기아 광주공장 이전을 마무리 하지 못한 것이 가장 아쉽다. 광주가 국내 최대 모빌리티 산업단지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기아 이전이 선행돼야 한다. 이는 광주가 정치의 도시에서 산업화 도시로의 변환과 더불어 울산과 같이 산업화 성공 도시로 가기 위한 광주의 미래가 달린 사안이나 다름없다고 생각한다.

현재 기아 광주공장은 내연기관차 중심의 설비를 갖추고 있어 친환경 전기차 생산을 위해서는 설비 재편이 필요하다. 광주 기아와 이를 중심으로 협력사를 빛그린산단으로 이전해 100만평 규모의 신규 산단을 조성한다면, 완성차 공장과 부품기업 간 근거리에 위치해 원활한 부품 수급 등 생산 효과가 극대화 될 것이라 확신한다. 또한, 광주에 스마트 모빌리티 생산 기반 구축과 양산·실증 거점의 미래 도시 조성에 첫 단추를 꿰는 일이 될 것이다.

광주 시민단체들도 기아 이전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에 이를 시민들에게 전파하기 위해 ‘광주 미래 도시와 미래차 선도 산업 단지 조성 전략’을 주제로 한 정책토론회를 준비 중에 있다.

이번 정책토론회를 통해 광주 시민들 사이에서 기아차 이전이 하나의 시민운동으로 발전되어 좋은 결실을 맺었으면 한다.



- 직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먼저, 지역 산업과 기업 육성을 위해 불철주야 노력해주신 임직원 여려분들의 노고에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 산업의 불모지라는 악조건으로 전국 19개 TP 중 7~9등 정도 하고 있지만, 실제 직원들 개인의 역량은 전국 3위 안에 든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자신감을 가지고 광주가 세계의 중심 도시가 될 수 있도록 구체적인 과제 발굴과 현장중심의 기업지원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주길 바란다.



- 앞으로 광주시와 광주TP 발전의 로드맵을 제시한다면.

▲앞으로의 광주는 ‘정치의 도시’에서 ‘산업의 도시’로 전환돼야 한다. 광주는 우리나라 민주화의 중심에 있는 정의의 도시지만 다른 도시에 비해 산업화에 뒤쳐졌다고 볼 수 있다. 그 돌파구로서 모빌리티 산업 육성, 산업단지 조성 등이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모빌리티 산업 육성을 위한 미래 모빌리티 특화산단을 조성해야 한다. 이는 100만평 규모의 미래차 인프라와 실증시설 등이 집적된 특화단지로서, 기존 내연기관차 중심의 산업 구조에서 전기차, 자율차, 미래차 중심의 산업구조로 재편하는 광주 미래 10년의 먹거리가 될 것이다.

광주테크노파크 중심으로 한 미래차 소부장 특화단지 조성과 특화단지 앵커기업 유치도 차질 없이 진행돼야 할 것이다.

또한 서남권 국제산업단지를 조성해야한다. 서남권은 섬과 같이 서로 연계 협력하기 힘든 구조다. 광주가 획기적인 발전 계기를 만들기 위해서는 광주 배후 지역에 대규모 산업단지를 조성할 필요가 있다.

1단계로 영광지역에 서남권국제산업단지를 조성하고 2단계로 광주-영광을 잇는 ‘신서해안 벨트’를 구축해야 한다. 3단계는 동서를 잇는 ‘남부산업벨트’ 조성을 통해 서남권 지역의 경제 성장을 도모해야 한다.



- 입주 기업 및 지역 기업들에게 하고싶은 말이 있다면.

▲코로나19 상황으로 해외 판로 개척과 부품 수급에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지역 산업과 경제 발전에 이바지 해준 점 감사드린다. 앞으로 기업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소재부품에 대한 R&D역량 집중이 필요하다고 본다. 소재부품 시장은 국가적 정책 지원에 힘입어 확장이 될 전망이며 특히, 차세대 소재부품 기술은 다양한 산업에 적용되는 핵심 원천기술로 파급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 여러분들이 소재부품 기술개발을 중심으로 더욱 더 노력했으면 한다.



- 퇴임 후 계획이 있다면.

▲아직 정해진 계획은 없지만 그동안의 인생을 반추하면서 자식들에게 남겨줄 책 한 권을 만들고 있다. 책은 ‘인생을 살면서 잊지 말아야 할 것을 주제’로 건강, 사랑, 가족, 일, 돈, 취미 등 여섯가지 테마로 구성될 예정이다.

이후에도 기회가 된다면 지역사회와 국가발전을 위해 헌신하고 싶다.

■약력
전남대 행정학 학사
뉴욕주립대학원 경제학 석사
동국대학원 정책학 박사
행정고시 (34회)
산업자원부 투자정책과 과장
지식경제부 소재부품정책과 과장
국무조정실 산업과학중기정책국 국장
산업통상자원부 무역투자실 실장, 무역정책국 국장

/글·사진=홍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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