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정체성·역사성 살리는 도시재생

임택 광주 동구청장

2022년 12월 13일(화) 18:52
임택 광주 동구청장
오래전 폐허가 돼버린 유흥주점과 모텔이 즐비한 골목, 옛 광주시청 이전으로 생긴 유휴공간과 빈집·빈 점포, 여러 해 동안 방치돼 도시미관을 저해하는 위험 건축물, 오래된 주택과 좁은 골목길, 하수구 악취와 쓰레기 무단 배출로 인한 인구 유출 도시, 인쇄산업 쇠퇴기를 맞으며 60여 년의 출판·인쇄 역사의 집적지에 닥친 위기. 변화와 혁신, 새로운 전환점이 절실했던 4년 전 광주 동구의 모습이다. 그랬던 동구가 2018년 이후 끊임없이 변화를 거듭하며 인구 10만 명을 회복하는 등 ‘활력 잃은 도시’라는 오명을 벗고 ‘살고 싶은 도시’로 거듭나며 여러 결실을 맺고 있다.

출발점은 동구가 2018년부터 최근까지 ‘4년 연속 도시재생 뉴딜사업’에 선정되면서부터다. 총사업비 770억 원을 확보해 동명동, 지산동, 서남동, 산수동, 계림동 등을 중심으로 구도심 공동체 활성화를 위한 기반 시설 정비 등 각종 뉴딜사업 추진에 박차를 가한 지 올해로 5년째 접어들었다. 전국 수많은 도시재생 사례 중 특히 우리 동구의 사업이 주목을 받는 이유는 지역 정체성과 역사·문화성을 살리면서 도시에 활력을 불어넣는 동시에 지자체와 주민들의 협업이 뒷받침해주고 있어서다.



주민들 협업 도시활력



사업 대상지인 동명동, 지산동, 서남동, 산수동, 계림동 등은 오랜 세월의 흐름 속에 부침을 겪어왔던 지역이다. 4년이 지난 지금, 변화의 물결이 일고 있다. 한때 고급 주택이 즐비했던 부촌(富村)인 동명동은 옛 정취가 배어 있는 골목을 배경으로 개성 넘치는 카페거리(일명 ‘동리단길’)가 조성됐고, 푸른길이 공존하는 ‘핫 플레이스’로 자리매김했다. 더불어 동명1동주택재개발 해제지역을 대상으로 주택 정비 지원, 생활 인프라 개선, 동명공간 조성 등으로 ‘문화가 빛이 되는 동명마을’로 거듭나고 있다.

지산동은 노후 주거환경개선을 위한 새뜰마을사업을 추진하며 안전하고 쾌적한 도로환경 조성과 어르신들을 위한 100세 건강교실 운영 등으로 호응을 얻고 있다. 더불어 마을 내 다양한 역사·문화자원을 활용해 역사공간 조성, 투어 코스 및 마을 특화상품 개발 등으로 ‘오색빛으로 그리는 행복한 마을’ 만들기에 공들이고 있다. 서남동 인쇄의 거리 일원에는 인쇄박물관 조성과 인쇄 문화 아카지엄, 주차장 확보 등을 역점 추진 중이다. 또한 주민협의체를 결성해 도시재생대학 ‘인쇄별색’을 운영하고 인쇄 발달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활자! 다시 피어나다!’ 전시를 올해 말까지 서남동 인쇄컬렉션에서 선보이고 있다.

산수동에서는 ‘꼬(꽃)두메, 향기 가득 행복마을 만들기’라는 비전 아래 올해 말 준공을 목표로 ‘꼬두메복합커뮤니티센터’를 조성 중이다. 이곳은 마을사랑채, 건강증진센터, 플라워 힐링공간 등으로 꾸며질 예정이다. 계림동은 빈집·빈 점포를 활용한 ‘빈집 청년창업 채움 프로젝트’와 ‘유휴공간 활용 재생 프로젝트’를 통해 청년과 마을이 상생하는 소규모 재생사업을 완료했다. 30여 곳에 달하는 빈집·빈 점포는 카페와 공방, 갤러리 등 청년창업 공간으로, 폐업한 유흥주점은 도시재생 거점공간이자 예술인들의 실험적 대안공간이 될 ‘계림 카바레’로 탈바꿈해 눈길을 모은다.



‘우수지자체 대상’수상



이러한 노력은 각종 수상 성과로도 이어져 최근 (사)도시재생협치포럼이 주관한 ‘2022년 대한민국 도시혁신 산업박람회’에서 도시경제 및 일자리 창출 부문 ‘우수지자체 대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지난해 국토교통부가 주최한 ‘2021 대한민국 도시재생 산업박람회’에서는 ‘빈집 청년창업으로 도시재생을 채우다’라는 사례로 최우수상인 행정안전부 장관상을 받았다. 또한 ‘2021년 도시재생한마당’에서도 우수지자체 대상과 주민참여 프로그램 경진대회 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모두가 꿈꾸는 도시재생은 대규모 재개발이나 신축 건물 짓기 등에 매몰되지 않고, 그 도시가 보유한 역사와 문화, 정체성, 공공이익 등에 맞도록 추진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지역 내 노후 주거환경 개선, 지역경제 활성화, 일자리 창출 등을 우선 꼽을 수 있지만 마을공동체 활성화, 주민 삶의 질 개선 등 부가적인 무형의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이 같은 다양한 경제·사회적 효능감을 주는 도시재생이야말로 그 도시의 ‘인생 2막’을 열어주는 셈이다. 우리 동구도 세계인에게 큰 인상을 남긴 스페인의 ‘빌바오(Bilbao)’ 못지않은 성공적인 도시재생 사례를 창출하며 주민과 함께하는 지속가능도시의 경쟁력을 키워나갈 것이다.
이 기사는 전남매일[jndn.com] 홈페이지(http://www.jndn.com)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

문의 메일 : jsnews0080@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