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즐겨찾기 추가
닫기
어둠으로 빛을 끌어내는 역설 미학 돋보여

소설은 이 세상 희로애락의 인간 신음을 언어로 표현한 문예활동이라는 원론적 소신과 입장 그리고 한국에만 존재한다는 관습적 문단 데뷔의 수준을 고려하며 심사에 임했다. 응모작 중에서 일단 일곱 편을 먼저 가려내고 다시 집중하여 읽은 뒤 세 편을 뽑아 살폈는데, 상당한 작품들이 신인다운 패기와 도발적 실험정신의…

#2022122601000822000025101#   |    2023.01.02 17:18

"유산으로서 광을 말하고 싶었다"

은은하게 광이 난 구두를 신고 나서면 기분이 좋았다. 증권맨이라는 직업상 구두로 말하는 삶을 살았다. 고객에게 신뢰를 얻기 위해 구두는 항상 잘 닦여 있어야 했다. 하나로는 부족해 두세 개의 구두를 번갈아 신었다. ‘구두굽이 닳아 한 켤레의 구두를 새로 살 때쯤 나는 신입사원에서 주임으로 주임에서 대리로 그리고…

-한화투자증권 재직   |    2023.01.02 17:19

2023 전남매일 신춘문예 동화 당선작

“열려라! 참깨.” 주문을 외쳤다. 굳게 닫혀있던 동굴 문이 열렸다. 맛있는 냄새가 빠져나왔다. 냄새에 끌려 동굴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정신을 차려보니 양손에는 닭 다리와 치즈스틱이 들려있었다. 영혼의 단짝을 만난 내 입은 반가움의 대화를 시작했다. ‘냠냠 쩝쩝’ 조금씩 배가 부풀어 올랐다. “그만! 이제,…

2023.01.01 23:55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하며 함께 나아가기

같은 시간 같은 공간에 있더라도 전혀 다른 이야기가 탄생하는 것은 우리가 각각 다른 존재이기 때문이다. 무수한 세상의 이야기들 중 또 어떤 작품이 새롭게 세상과 만나게 될까 큰 기대를 품고 응모된 작품들을 읽었다. 요즘 환타지나 SF가 소위 대세라고 말하는데 응모된 원고들은 대부분 사실동화였다. 그 중에서도 할…

#2023010101000028700000751#   |    2023.01.01 23:55

"행복한 꿈을 그려가는 작가 되겠다"

몇 년 전, 한 아이에게 물었다. “꿈이 뭐야?” 아이는 한참을 생각하다 말했다. “선생님은 꿈이 뭐예요?” 아이의 질문에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어른이 되고 한 번도 받아보지 못한 질문이었다. ‘나도 꿈이 있었나? 내 꿈은 뭐였지?’라는 생각이 꼬리를 물었다. 아이들과 함께 책을 읽고 글을 쓰고 책을 만들며…

#2023010101000028600000741#   |    2023.01.01 23:55

2023 전남매일 신춘문예 시 당선작

요즘 뒤에 있는 것들이 좋아집니다 당신처럼, M에게도 빈티지 공간 하나 있었죠 그때 M은 무척 어렸고, M을 업었던 등은 순하고 따뜻한 조도를 갖고 있었어요 잠투정하던 M이 눈물 콧물 번진 얼굴로, 그곳에다 새근새근 잠을 기대놓으면, 달빛도 베이지색 커튼을 수직으로 드리웠죠 그거 아세요 이 세상 어린 잠들은…

2023.01.01 23:55

"성경 말씀이 시와 저를 연결시켜 주었습니다"

전혀 생각 못했던 당선전화를 받고, 하얀 밥물이 끓어 넘치듯 내 속에서 사계절 눈물이 흘러나왔습니다. 초년시절과 청년시절, 성인이 되어서까지 평생 시를 동경했지만 통성명도 못한 채 헤어지고 긴 세월이 흘렀습니다. 지금 저는 필리핀에 살고 있습니다. 유년의 친구를 찾듯, 어느 날, 시가 저를 찾아와 다시 말을 걸…

#2023010101000028400000721#   |    2023.01.01 23:55

시적 사유의 깊이와 상상력에 중점

책상에 쌓인 원고를 하나하나 읽어나가면서 삶이 팍팍한 시대에도 문학을 향한 열기는 뜨겁다는 것을 느꼈다. 시적 사유의 깊이와 시적 구성, 상상력의 폭과 넓이에 중점을 두고 살펴보았다. 그중에 ‘광합성 야구’, ‘서부 우회도로’, ‘기억제본공장’, ‘등등’이 군계일학처럼 눈에 들어왔다. ‘광합성 야구’는 …

#2023010101000028300000711#   |    2023.01.01 23:55

[전남매일-신춘문예]소설 당선작-굿바이, 라 메탈

광장은 고요하다. 라인 밖(off line)에서는 문식이라 불리는 다나. 게임 속 광장을 가로지른다. 건물 곳곳에서 적의 호흡이 느껴진다. 강한 파괴력을 지닌 TRG-21 에임에 눈을 맞춘다. 연사 속도 0%, 반동이 다른 총에 비해 심하다. 다나는 강하게 떨리는 반동을 좋아한다. 살아 있다는 느낌 때문이다. 마우스를 쥔 손바닥으…

2020.12.31 00:00

[전남매일-신춘문예]시 당선작-개미들의 천국

아버지가 아침 일찍 공원 숲으로 간다. 노란 조끼를 입고서, 숲이 아닌 것들은 모두 줍는다. 나무와 나무 사이 아버지와 아버지 사이 쓰레기를 줍다가 잘못 건드린 개미집에서 후드득 쏟아져 나오는 아버지. 아버지는 아버지를 물고 개미는 개미를 물고 이끼처럼 들러붙어 저녁을 먹는 우리 집. 아버지의 집에는 아버지도…

2020.12.31 00:00

[전남매일-신춘문예]동화 당선작-어색한 전쟁

분명했다. 누군가 우리 집에 살고 있었다. 우리 가족 말고 낯선 누군가가. 나는 오늘도 오싹 소름이 돋은 채 잠에서 깼다. 한 달 쯤 전이었다. “엄마야!” 깊은 새벽, 나는 침대에서 용수철처럼 튀어나왔다. 누군가 다가와 내 머리카락을 훑고 지나갔다. 사람의 손길이라기엔 너무도 가늘고, 재빨랐다. 하지만 집 안…

2020.12.31 00:00

[전남매일-신춘문예]동화 부문 심사평 / 김남중(동화작가)

전년보다 늘어난 응모작들을 하나씩 읽다가 문득 가슴이 서늘해지곤 했다. 동화는 상처를 아물게 하는 치유와 성장의 문학인데 고단하고 냉엄한 현실이 여지없이 반영된 작품들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기 때문이다. 어른들에게도 버거웠던 지난 한 해는 아이들에게 더한 아픔을 주고 흉터를 남겼다. 이 또한 기억하고 준비하면…

2020.12.31 00:00

[전남매일-신춘문예] 소설 당선작 "꾸준한 글쓰기로 묵묵히 나아가겠다"

‘문턱’이 지닌 의미를 탐색하며 글로 풀어낼 방법을 찾고 있었다. 이 방에서 저 방, 안과 밖, 이쪽과 저쪽, 이 세계에서 저 세계 등등. 어딘가로 건너기 위해선 꼭 넘어야 할 경계. 당선 전화를 받는 순간 높은 문턱 하나를 넘었다는 안도감에 ‘그래도 해냈어!’ 소리를 질렀다. 마치 빈 배로 돌아오지만 그래도 해냈다고…

2020.12.31 00:00

[전남매일-신춘문예] 시 당선작 "당신의 삶이 시였음을 이제야 고백합니다"

어둡고 좁은 내 방에서 오랜 시간 시와 동거해 왔습니다. 사이가 좋다가도 등을 돌리기도 하고 때로는 기나긴 외사랑에 울기도 했습니다. 다가가면 멀어지는 날이 많아질수록 나는 자주 가슴앓이를 했고 자주 절망했습니다. 그러기를 십여 년이 지나 새로운 빛 한 줌이 좁은 틈을 비집고 들어왔습니다. 어둠에 익숙한 저에게…

2020.12.31 00:00

[전남매일-신춘문예] 동화 당선작 - 내가 원하는 모든 걸 만들 수 있는 행운…

처음 당선 소식을 듣자마자 떠오른 건 고마운 사람들의 얼굴들이었습니다. 나의 영원한 스승 아빠, 더 할 나위 없이 뒷바라지해준 엄마, 감사합니다. 좋은 작품 쓰라고 날마다 기도해주신 시댁 식구들, 외삼촌네, 동생네, 모두 그 덕입니다. 늘 나의 첫 독자가 되어준 남편, 내 동화의 원동력이 된 해온, 시온, 고맙고 사랑…

2020.12.31 00:00

[전남매일-신춘문예] 시 부문 심사평 / 나희덕(시인)

700여 편의 응모작들을 읽었다. 코로나 시대의 어둡고 우울한 사회 분위기가 느껴지기도 했지만, 고향이나 농촌을 배경으로 한 생활 시편들이나 자연 친화적인 서정시들이 여전히 주류를 이루었다. 그러다보니 너무 직설적이거나 감상적인 경우가 많았고, 타성에서 벗어난 새로운 언어적 모색이 아쉬웠다. 그런 중에 발견한…

2020.12.31 00:00

[전남매일-신춘문예] 소설 부문 심사평 / 송은일(소설가)

2020년을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코로나19의 해’일 것이다. 전남매일 2021년 신춘문예 소설부문 응모작들을 심사하기 전에 코로나19에 관한 내용이 다수 포함되어 있으리라 예상했다. 예상과 달리 코로나19 상황을 다룬 작품은 드물었다. 본선에 올린 작품은 5편이었다. 은 사이버 세상 속 현실과 현실 세상을 넓고 깊…

2020.12.31 00:00

어쩌다가

방 안에 웅그리고 있던 어둠의 잔흔이 서서히 물러나자 방의 모습이 희끗하게 드러났다. 자그마한 원룸, 방바닥 가운데에는 무명이불이 깔려 있었다. 두꺼운 이불은 볼록하게 솟아올라 입구를 내놓은 가묘처럼 어른 두상만한 틈이 들떠있었다. 이불 아래에는 노인이 활 모양으로 몸을 말아 외로 누워 있었다. 덮고 있는 이불…

<끝>   |    2020.01.01 00:00

나머지 인간

허름한 옷 입고 재즈만 듣는다. 사랑의 원가에 애착의 비용을 들인다. 가끔 일상은 사람을 멀어지게 만든다. 거리와 집착의 변수에 비례해 망각된다. 비위에 거슬리는 언행으로 허덕거린다. 나머지도 인간이다. 이틀간 잠만 잔다. 수면 부족과 의욕상실증이 만든 침착함이다. 잉여가 없는 느린 속도를 즐긴다. 기억은…

2020.01.01 00:00

영 킬로의 마음

“이딴 걸 머리라고. 실력이 없으면 미장원 접던가. 동네 장사라고 이렇게 대충 해도 돼요?” 엄마는 삐죽빼죽 날선 말을 잘도 뱉었다. 나한테는 예쁜 말만 하라고 하면서. 문득 어젯밤 엄마의 말이 머리를 스쳤다. ‘동네 미장원이 어떻게 제대로 된 C컬 펌을 하겠어. 맘에 안 든다고 후려치면 싸게 머리하겠다.’ …

2020.01.01 00:00

불씨

장작이 탄다. 불이 붙기 시작하면 확확 타오른다. 마른 나무가 몸을 뒤채며 터지고 끊어진다. 치솟을 땐 다가 갈 수도 없게 뜨거웠던 것이 잦아들면 은은한 열기와 함께 옆자리를 내어준다. 숯불은 불길을 제 속에 불러들여 스스로 발광한다. 온전히 붉은 것이 아니라 노랗거나 빨간 빛이 쉴 새 없이 꿈틀거린다. 심장이 뛰…

2020.01.01 00:00

◇수필 부문 심사평

응모자 중에서 ‘아, 이것이 문학수필이구나!’ 말할 수 있는 작품이 나올 수 있을까. 설레는 마음으로 한 작품 한 작품 살폈다. 수필 장르의 정체성을 파악하고 쓴 작품이 나타나, 당선작을 내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대부분의 수필가들은 수필은 ‘사실대로 진솔하게 쓰는 글’이라고 믿고 있다. 현대문학 이론을 조…

2020.01.01 00:00

◇동화 부문 심사평

동화의 본령은 결핍된 아이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위무해주는 동심의 이야기에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접수된 작품들에 나름의 심사 기준을 마련할 수가 있었다. 덧붙여 동화 또한 서사문학이어서 이야기가 얼마나 내포독자인 아이들의 눈길을 사로잡는가도 놓칠 수 없는 부분이다. 먼저 이야기의 구성이 …

2020.01.01 00:00

◇시 부문 심사평

얼마나 많은 기다림이 있었을까요. 간절함이란 상자를 설렘으로 열었습니다. 조심스럽게 읽으면서 먼저 심사기준에 못 미치는 시를 상자에서 덜어내었습니다. 억지로 쓴 시, 형식만 시인 시, 엄살과 과장이 넘치는 시, 시적 자유란 이름으로 비문을 마구 늘어놓은 시, 밋밋한 문장을 행만 갈라놓은 시 등이 먼저 상자를 떠났…

2020.01.01 00:00

◇소설 부문 심사평

‘문학은 소년이 늑대가 나타났다고 외치며, 네안데르탈의 계곡에서 커다란 회색 늑대에게 쫓겨 뛰어나온 그날 태어나지 않았다. 문학은 소년이 뒤에 늑대가 없는데도 늑대가 나타났다고 외친 날 태어났다.’ 문학의 탄생에 대한 재밌고도 의미심장한 이야기를 전한 사람은 블라디미르 나보코프였다. 그는 문학이란 만들…

2020.01.01 00:00

"미완성·진행형인 ‘시의 퍼즐'을 찾아서"

내 버킷리스트 퍼즐 가운데 신기루가 있다. 바로 신춘문예다. 아무리 시도해도 맞추지 못하는 퍼즐이었다. 돌려도 보고, 뒤집어도 보고, 좌우를 바꿔 보기도 했다. 급기야 색깔까지 칠해 보기도 했지만, 그럴수록 퍼즐 조각은 엉켜만 갔다. 이 때문에 시는 내게 여전히 헝클어진 미로다. 시를 쓰는 것은 원점으로 돌…

2020.01.01 00:00

"동화는 선물…동화 쓰며 타인 삶 생각하게 돼"

지친 퇴근길이었습니다. 낯선 번호가 핸드폰을 울렸습니다. 기다려온 소식에 가장 먼저 떠오른 사람은 할머니였습니다. 어린 시절, 할머니를 참 무서워했습니다. 학원 째고 놀고 있는 나를 잡으려고 빗자루를 들고 쫓아오던 할머니의 모습은 아직도 생생합니다. “니 머끄댕기 싹 다 가세로 잘라븐다잉!” 했던 목소리…

2020.01.01 00:00

"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종일 흐리다 기어이 비가 내리던 날 당선 소식을 들었습니다. 잘못 들은 것은 아닌지 전화기를 몇 번이나 들여다보았습니다. 순간 가슴이 벅차오르다가도 멍해지기를 반복했습니다. 주위를 둘러싼 시간과 공간이 낯설게 느껴졌습니다. 좋은 소식을 기대하며 작품을 보냈으나 덜컥 당선되고 보니 부담감에 걱정이 앞섭니다. …

2020.01.01 00:00

"다시 꿈을 꾼다. 재미있고 감동있고 여운이 남는 소설을 쓰기로"

당선 알림을 받고 머릿속이 텅 비어버린 듯 아무런 생각이 떠오르지 않아 무엇을 해야 해 스스로에게 물었지만 답이 없다. 습관적으로 차 키를 챙겨 마음이 허기질 때마다 수없이 다녔던 길, 무등 산장으로 향했다. 원효사 앞마당에 차를 세우고 밖으로 나가 찬바람을 맞았다. 산기슭에서부터 퍼지기 시작한 어둠이 산허리를…

2020.01.01 00:00

제1회 전남매일 신춘문예 골드문학상 당선작

▲ 소설 오현석 ▲ 시 김범남 ▲ 동화 정하연 ▲ 수필 제은숙

2020.01.01 00:00

실시간뉴스

많이 본뉴스

자치

전매인터뷰

사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