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주시 남구 청소행정과장 안길웅 |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이 전염병의 확산을 방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러한 품목에 대한 수요 급증은 단기적으로는 플라스틱 오염을 억제하고 지속가능한 플라스틱 순환 시스템으로 전환하려는 각 국의 노력에 반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이는 대기오염 및 온실가스 배출량 증가, 폐기물 생성과 같이 환경과 기후에 더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도 과도하게 배출되는 플라스틱과 일회용품 쓰레기 문제로 오래전부터 몸살을 앓고 있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더욱 악화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인해 비대면 문화가 정착되면서 온라인 쇼핑과 배달 앱을 통해 음식을 주문해서 먹는 택배 문화가 증가하였고, 카페 등에서 다회용 컵 사용보다는 일회용 컵을 선호하면서 플라스틱 및 일회용품 사용량이 가파르게 증가하였다.
통계청에서 발표한 “코로나19 이후 생활폐기물 재활용쓰레기 품목별 통계” 자료에 따르면 재활용 쓰레기와 플라스틱 쓰레기는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활용 쓰레기는 2020년 1월 5,349톤, 2월 5,355톤, 3월 5,521톤으로 전년 동월 대비 18.1% 증가하였으며, 플라스틱류 또한 1월 809톤, 2월 839톤, 3월 868톤으로 전년 동월 대비 9.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4월 1일부터 코로나19 등의 이유로 한시적으로 허용됐던 카페 등 식품접객업 매장 내 일회용 플라스틱 컵 사용이 금지되었다. 또한 11월 24일 부터는 일회용 종이컵과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빨대나 젓는 막대도 사용하지 못한다. 이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일회용품 사용이 늘어나 폐기물 발생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무분별한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기 위해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이 개정됨에 따른 것이다.
이번 규제는 코로나19 확산 이전에 식품접객업소에 적용되던 규제 내용으로 새롭게 추가된 것이 아니다. 하지만 일부 매장에서는 코로나19에 따른 불안감으로 손님들이 다회용 컵에 대한 거부감을 표시하고, 다회용 컵 사용에 따른 일손 부족 등을 이유로 제도 정착은 시기상조라고 하소연한다.
물론,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우리가 익숙하고 편리하게만 사용하던 플라스틱 및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는 것은 당장은 불편하겠지만 플라스틱이 주는 장점은 살리면서 문제점은 개선하려는 탈 플라스틱 노력이 필요하다.
탈 플라스틱의 핵심과제는 플라스틱 순환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다. 탈 플라스틱은 개념적으로 사용을 줄이는 것이지만 현실적으로 의미 있는 대책은 사용 후 쓰레기로 배출되는 플라스틱을 다시 자원으로 순환시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단순 일부 분야에 대한 제도적 접근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며, 주민, 기업 등 이해당사자 모두의 관심과 참여가 필수적이다.
우리 남구에서는 단독주택 및 상가지역의 혼합배출로 인한 재활용 가능자원의 회수율이 저조한 점을 개선하고자 품목별 요일제 수거를 지난 1월부터 추진하여 지속가능한 자원순환 체계로의 전환을 촉진하고 있으며, 주월동과 백운동 등 생활쓰레기 배출 거점장소에 재활용 클린하우스를 설치하여 단독주택 지역에서도 재활용 가능자원을 보다 더 많이 분리 배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한, 인공지능 무인회수기를 도심 지역 2개소에 설치하여 투명페트병과 캔을 선별하여 수거하고 있으며, 이 밖에도 IOT 활용 종이팩 분리수거함, 폐우산 수거함 등을 설치하여 주민들이 생활 속에서 자원순환을 더욱 쉽게 실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 IOT : Internet of things, 사물인터넷>
지난 해 개점한 우리 집 앞 중국음식점은 배달사원이 5~6명 정도 되는 것 같다. 비슷한 규모의 다른 중국음식점에 비해 많은 분들을 직접 고용해 배달을 하고 있기 때문에 별도의 배달수수료가 없다. 몇 번 주문해서 알게 된 사실인데 이곳은 눈이나 비가 오지 않는 한 음식을 다회용기를 사용해서 배달한다. 일회용품을 사용하면 빈용기 수거를 별도로 하지 않아도 되니 업소에선 다소나마 경비를 절감할 수 있을 테지만 이곳 사장님은 소비자를 위한 음식의 보온과 환경 보호를 선택한 것 같다. 이런 실천이 늘어날수록 다회용기 사용이 당연해 지는 친환경 사회를 기대해도 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