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세평> 공항과 공황-공황장애
화요세평

<화요세평> 공항과 공황-공황장애

안수기 한의학박사·그린요양병원 대표
정신·육체가 보내는 경고
한방 치료 효과 좋아

공항에 가면 생각나는 병명 하나가 있다. 공황장애다. 발음이 비슷하여 혼동하기 쉽다. 한때 어느 유명인이 '공항장애를 앓고 있다'고 하여 구설에 올랐었다. 물론 비행기를 타지 못하는 이들도 있다. 그래도 공항이 아니다. 공황(恐慌)이다. 공포와 황망하다는 의미다.

더워지는 계절에는 체력이 저하되면서 숨어있던 질병이 나타난다. 공황장애에도 여기에 해당한다. 초여름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다.심장이 미친 듯이 뛴다. 숨을 쉴 수 없을 정도로 가슴이 답답하다. 식은땀이 흐르고 손발이 저리며 머리는 멍하다. 어디 아픈 것도 아닌데 죽을 것 같은 공포가 몰려온다. 공황장애는 이렇게 갑자기, 이유 없이 들이닥친다. 대표적인 증상은 갑작스럽게 나타나는 극심한 불안과 신체적 반응이다. 강한 공포감과 이성을 잃을 정도의 두려움이다. 또한 주변이나 환경이 비현실적으로 느껴진다. 더불어 다시 재발에 대한 예비적인 두려움이다.

공황장애는 정신과 육체가 보내는 경고다. 더는 감당할 수 없다는 비명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병원 검사에서는 이상이 없다. 심장도, 폐도, 뇌도 멀쩡하다. 그러나 당사자는 견디기 힘들다. 원인 모를 고통과 반복되는 불안 발작은 삶을 잠식한다. 공황장애는 단순한 '심리적 문제'만이 아니다. 신체적 반응과 정서적 반응이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불안장애이다.

불안은 누구나 겪는다. 하지만 공황장애는 단순한 불안과 다르다. 공황장애는 신체적 병명이라기보다 사회가 만든 병리다. 현대 사회는 언제나 긴장을 강요한다. 멈추면 뒤처지고, 쉬면 실패한다. 끊임없는 경쟁과 평가 속에서 사람은 무너진다.

현대인은 다양한 매체로 연결되었지만 고립된 시대다. 각종 매체에서는 언제나 다른 사람의 삶을 보여주며 상대적 박탈감을 키운다. 누구는 성공하고, 누구는 웃는데 나만 무기력하다. 디지털 기기는 잠을 빼앗고 뇌를 각성 상태로 만든다. 수면 부족은 자율신경계를 무너뜨리고, 결국 불안과 공황을 부른다.공황장애를 극복하는데 수면의 안정이 중요하다. 더불어 체력의 증진도 필수다. 공황장애의 환자 중에는 불면증이나 과로, 스트레스 후에 증상이 더욱 심해지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된다. 따라서 불면증을 극복하는 것도 치료에 첫걸음이다.

공황장애는 난치병 중에 하나에 해당한다. 각종 정신과적 질환으로 접근하다보면 한계에 봉착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에 대안으로 한방치료를 추천한다. 한방에서는 몸과 마음의 균형을 중요하게 생각하며, 정신적 안정을 찾는 것을 핵심으로 삼는다. 특히 수면의 질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한방의 침술과 한약은 불안을 해소하고, 수면의 질을 높이는 데 매우 효과적이다.

침술은 불안한 마음을 다스리고, 긴장을 완화하는 데 뛰어난 효과가 있다. 특히, 가슴 정중앙에 침을 놓거나, 이침 등을 통해 정신적 불안을 해소하고, 몸의 긴장을 풀어준다. 또한 부항 등을 첨가하면 기운과 혈액 순환을 원활하게 하고, 정신적 부담을 덜어주는 데 효과적이다.

한약은 다양한 처방이 있다. 전문가와 상의하면 좋다. 이외에서 차로는 멧대추나 오미자차 등을 상복하면 불안감을 해소하고 마음을 진정시키는 데 좋다. 명상이나 호흡법은 정신적 안정을 돕는 데 효과적이다. 깊은 호흡을 통해 불안을 줄이고, 몸과 마음을 이완시킬 수 있다. 규칙적인 운동도 수면의 질을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필자가 추천하는 공황장애를 일상에서 극복하는 방법이 있다. 하나는 맨발 걷기이고, 다른 하나는 탕 목욕이다. 맨발 걷기는 자연에 대한 접지와 발바닥의 지압 등으로 순환을 높이고 심신의 안정을 도모한다. 한편 탕 목욕은 따뜻한 욕조에 담그고 나서 반드시 때를 밀어라고 권한다. 세신은 피부를 마찰하여 혈류순환이 개선되고 심신이 이완된다. 림프순환이 잘되어 불안이나 불면을 극복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

현대인의 불안과 공황장애는 개인만의 문제는 아니다. 사회적 환경과도 밀접하다. 특히 경제적인 압박은 심리적인 위축과 불안의 주요한 원인이 된다. 경제에서도 공황이란 단어를 쓴다. 대규모의 경제적인 위기상황을 가리킨다. 개인이나 사회나 불안과 절망의 공황상태는 되지 말아야 할 것이다. 공황장애는 순환이 안 되고 리듬이 깨져서 발생하는 현상이자 증상이다. 개인이나 국가나 세계 경제에서 공항을 날고, 공황은 안정되길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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